어젯밤 이상한 자를 봤어.
혀를 뱀처럼 날름거리는데
끝이 두 갈래로 갈라졌어.
어두운 밤이라서 무슨 옷을 입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
분명한 건 검은색이라는 거야.
검은 천으로 두른 옷을 입고
안쪽은 핏빛 붉은 안감이 펄럭이는데
산과 바다, 천둥과 번개가
다 그 주름 속에 숨어있었어.
갈라진 혀는 갈라진 기침을 토해내고
입을 열 때마다
누런 고름이 밀물처럼 밀려 나왔어.
생각해 보면 그게 말이었어.
그는 자신을 전쟁의 신이라고 소개했어.
너무 놀라 눈을 뜨니
창밖은 빛으로 가득했어.
싱그런 꽃 냄새가
눅눅한 방 안 습기를 밀어내고
어디선가 흘러드는 새소리는
리듬처럼 귓가를 두드렸어.
멀리서 아지랑이 같은 날개를 단 자가
공기를 쓰다듬으며
사뿐사뿐 다가왔어.
나는 그 앞에 무릎을 꿇었고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을 전쟁의 신이라고 소개했어.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어.
빛과 어둠
이 상반된 느낌, 같은 이름
나는 잠들지 못했어.
영원히 잠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내 혀를 둘로 갈랐어.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한창입니다.
총성이 들리는 전장만이 아닙니다.
말이 총알이 되는 곳, 언어가 칼이 되는 곳,
오래된 이웃이 하루아침에 적이 되는 곳.
그런 전쟁들이 동시에 타오르고 있습니다.
오래 잠잠하던 자들이 고개를 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분열시키고, 저주하고, 매질합니다.
그것이 용기인 것처럼 말합니다.
나는 이것이 고무줄을 잡아당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고무줄에는 복원력이 있습니다.
한쪽에서 당기면 다른 쪽에도 그만한 힘이 생겨 맞서 당깁니다.
세게 당길수록 반대쪽도 더 세게 버팁니다.
균형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균형이 아닙니다.
양쪽에서 극한까지 당긴 고무줄의 결말은 하나입니다.
끊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파멸입니다.
끊어진 후에는 엄청난 충격이 옵니다.
혼란, 공포, 파괴, 죽음.
그것이 지나야 세상은 다시 잠잠해집니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는 다시 축 늘어진 고무줄이 생깁니다.
이내 누군가는 또 그 끝을 쥐고 당기기 시작할 겁니다.
끊어지지 않으려면 중간이 강해야 합니다.
어느 쪽으로도 끌려가지 않는 중심,
소란에 흔들리지 않는 고요,
분노 앞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이성
그것이 고무줄을 지키는 힘입니다.
전쟁의 신은 끝을 잡아당기는
극단적인 자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중간에서 휩쓸리지 않고 굳건하게 버틴다면
그는 이길 수 없습니다.
오늘 밤도 어딘가에서 혀 갈라진 자가 입을 열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