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by 이진무


사람들은 검은 하늘에 박혀

반짝이는 것들을 별이라고 부른다.


밤새 키득거리다가

태양에 밀려

그림자도 줍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들아.


나는 너희들을 질병이라고 부른다.




아름답고 찬란한 별들.

그 반짝이는 것들이

병균처럼 보이는 때가 있었습니다.


실연의 아픔으로 절망에 빠졌을 때

아름다움이란 다 허황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갚고 긴 수렁 속으로 떨어지는 도중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두려움과 공포뿐입니다.


바닥에 몸이 닿고 나서야,

이곳저곳 쑤시고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어디로 떨어졌는지

얼마나 다쳤는지 알게 됩니다.


가장 깊은 바닥에 도달한 뒤에야

별이 아름답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닥 별.jpeg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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