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왼쪽 어깨가 불편하다. 주사 부위 통증과 근육통이 있을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왼쪽 팔을 쓸 때마다 느끼는 쓰라린 통증은 상을 찡그리게 한다. 몇 년 전 오십견이 왔을 때도 왼쪽이었다. 평소에 오른팔을 많이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관찰해보니 왼쪽 팔을 더 쓴다.
물건을 들 때도 커피를 마시거나 물을 먹을 때도 왼쪽 손을 사용하고 컴퓨터를 중심으로 책상의 물건도 왼쪽에 있다. 잠을 잘 때도 왼쪽으로 눕고, 숟가락도 왼쪽손 사용이 자연스럽다. 왼손잡이는 아니다. 왼손을 쓰다 보니 익숙해졌고, 오십견을 겪으면서 행동을 바꾸리라 다짐했지만 굳어진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통증을 느낀 후에야 백신 접종을 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백신 접종 이후 남편과 관계도 가족과 거리도 가까워졌다. 바쁘다는 이유로 소식이 뜸하던 자식들은 건강 상태를 수시로 물어온다. 늘 대화가 어긋나서 멀어지던 남편과도 공통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불안함을 떨쳐내고, 서로 관심 두고 위로하면서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같은 공간 안에서 서로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기는 오랜만이다.
바쁘다는 핑계와 건강할 거라는 믿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무관심했던 단단한 감정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유순해졌다. 먼저 다가가 “안녕하십니까?” 진심으로 인사한다. 안녕이란 말은 짧지만 많은 언어를 담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하는 부분이 좁아지고 건강도 예전과 다르고 사고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안녕이란 인사가 소중하고 절실하게 와 닿는다.
학기가 끝날 무렵이면 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다. 학생에게는 직접 설문지를 나눠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설문 끝에 강좌에 대한 의견을 쓰게 되는 부분이 있다. 어떻게 썼는지 궁금하여 읽어보니 “선생님 아프지 마세요.” 라고 쓴 글이 많았다. 수업 끝나고 인사할 때, 코로나19 조심하라는 말 대신, 아프지 말라고 했던 것을 그대로 나에게 한 말이어서 가슴이 뭉클했다. 아프지 않으려고 맞은 백신으로 문득문득 고통을 느낄 때마다 아프지 말라는 아이들 말을 떠올리며 견딘다. 모두 안녕한지 안부를 묻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