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칸다 포에버 Nov 29. 2020

돈 벌게 해줘

불완전한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


능력은 있어 보이지만 자신의 위치는 생각하지도 못한 채 투정만 부리는 사람이 있다. 거기다 슈퍼스타를 꿈꾸기까지. 주변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미식축구 선수 로드 티드웰(쿠바 구딩 주니어)은 뛰어난 자질은 갖추고 있었지만 한 번도 거대 계약을 따내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리 맥과이어>


그런 그의 옆에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가 있다. 잘 나가던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는 일하던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된다. 관리하던 선수들에게 함께하자며 전화를 돌려보지만 모두 거절당한다. 남은 선수는 로드뿐. 제리는 그마저 잃을 수 없어 열심히 돌보지만 로드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리가 겨우 따낸 CF 촬영을 무시하며 화를 내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등 마음대로다.



막 나가는 로드에게는 하나의 신념이 있다. 이름하여 콴(KWAN). 로드는 콴은 사랑과 존경을 뜻하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걸 말하는 당신은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돌이켜보면 로드는 콴을 항상 이행하고 있었다. 일에 있어서 과감하고 당당하고 공격적이었으며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하는 것이 거래의 기본이건만 로드의 눈에는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로드는 콴에 대한 보답으로 돈을 바랐다. 거대한 연봉은 최선을 다해 일한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표현이었고 자신이 가족을 위해 보여줄 수 있는 사랑과 존중을 증명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로드를 아무도 이해 못 하고 존중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옆에 제리가 있었다. 로드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다. 로드는 전력으로 경기를 뛰다 넘어져서 의식을 잃어버렸다. 시합을 보던 가족들은 모두 놀라고 로드의 부인은 걱정의 눈물을 흘린다. 제리는 전화를 걸어 가족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로드는 정신을 차리고 훌륭한 경기를 선보인다. 그리고 거대한 계약을 따낸 슈퍼스타가 되었다.



로드를 성공시키며 에이전트로 성공하게 된 제리. 이렇게 보면 제리는 완벽한 사람이 아닌가 싶지만, 제리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사랑이다. 성공했음에도 공허함을 느끼는 제리에게 떠오르는 사람은 도로시였다. 제리는 자신을 믿고 따라온 도로시 보이드(르네 젤위거)와의 관계에서 미적지근했다. 사랑이 아닌 의리였고 자신이 주변에 누군가 없으면 불안한 제리를 달래기 위한 존재에 불과했던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운 도로시는 제리에게 잠시 따로 시간을 보낼 것을 청한다.



그런 그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로드다. 로드는 사랑에서는 적극적이다. 늘 가족과 함께한다. 로드 가족의 모습을 보며 제리도 변화한다. 자신의 사랑에 열정이 있어야 함을 깨달은 제리는 도로시와 재회한다.


영화는 일, 사랑 등 모든 분야에서 성공이 사랑과 존경에서 완성된다고 말한다. 로드와 제리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경기가 끝난 후 로드와 제리는 서로를 찾아 껴안는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느꼈을 그때 진짜 콴의 완성을 경험했을 것이다.  



사회는 냉정하고 혹독하다. 그럴수록 사랑과 존중이 필요하다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잃어버리는 일이 잦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Show me the money.” 대놓고 돈 벌게 해달라는 허영이 넘치는 이 말은 자존심 강한 로드가 “Love me, Respect me.” 이 말을 돌려 했던 것은 아닐까? 사랑과 존중.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태도임을 일러주는 말은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