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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Dec 14. 2020

소명

와칸다 포에버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예레미야 29장 11절)


영화배우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채드윅 보스만은 2018년 모교인 하워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목적을 갖고 계신다며 용기 있게 세상에 맞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삶이 되라 격려했다.


"해야 할 일을 마쳤기 때문이에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사람은 왜 죽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인터뷰 질문에 어린아이가 했던 답이다. 깨닫는지 못 깨닫는지. 정말 그것이 나의 소명인 지 알 수 없지만,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어떤 이에게는 집단을 이끌어야 할 임무가 있다. 그 일은 큰 권력이 동반되기 때문에 책임감, 리더십이 필요하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화려한 액션. 카리스마를 보여준 블랙 팬서는 그의 단독 영화는 기대하게 했다.


블랙 팬서


와칸다의 국왕이었던 아버지(존 카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와칸다는 새로운 왕이 필요했고 티찰라(채드윅 보스만)는 그 후보였다.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여러 부족이 모여 사는 와칸다에는 젊은 티찰라의 능력과 리더십에 의문을 가진 도전자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와칸다의 특산품. 최강 희귀 금속 ‘비브라늄’과 그의 왕좌를 노리는 적들의 위협으로부터 티찰라는 블랙 팬서로서 싸움에 임한다. 


와칸다는 보수적인 국가다. 작은 국가이기에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 보수성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외지의 와칸다인도 배척하는 일을 발생하게 한다. 선대 왕인 티차카도 그의 동생을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했던 이유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생각이 잘못되어 버리면 내게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독자적 기술로 우리나라의 번영만 생각하는 것이 꼭 틀린 생각만은 아닐 수 있다. 와칸다는 그렇게 지내왔다. 티찰라도 마찬가지였다.


처음부터 엄청난 업적을 계속 이루어내는 왕은 거의 없다. 통합, 협력, 책임 등 갓 국왕이 된 티찰라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쩌면 벅찬 숙제였을지도 모른다. 이 요구되는 것은 흑인 사회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이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남에게 존중할 것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


여러 사건을 겪은 이후 깨달은 티찰라가 이끄는 와칸다는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블랙 팬서>는 단순한 액션 영화 같지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의 파급력은 남달랐다. 가상의 국가였음에도 와칸다 특유의 포즈는 흑인 사회를 결집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마블 영화가 아프리카 국가에서 흥행을 거두는 일을 이뤄냈으니까


그 중심에는 채드윅 보스먼이 있었다. 그는 2020년 8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투병 생활 중에도 꿋꿋하게 영화 촬영을 이어 나갔다. 그랬기에 그의 사망 소식은 거짓말 같았다. 여러 행사에서 자신을 죽을 거라는 농담 같던 말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충격은 더 컸다.



고인의 영화는 흑인을 대변하는 영화가 많았다. 2013년 영화 <42>에서 메이저리그 최초 흑인 야구 선수 재키 로빈슨, 2014년에는 소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 2017년에는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흑인 대법관 서드굿 마셜까지. 그의 소명이었다면. 그걸로 세상이 조금씩 변화했다면. 짧지만 그는 자기 일을 해냈다. 그는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와칸다의 국왕의 모습을 늘 보여 왔다.


“직업이나 커리어보다 목적을 먼저 찾으세요. 목적이 여러분이 이 시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무슨 진로를 택하든 잊지 마세요. 그 길에 따르는 역경은 여러분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과정입니다.”



와칸다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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