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음악 채널 MTV만 보던 군대 TV에 IPTV가 보급되면서 뮤직비디오 선택의 주도권은 방송국이 아닌 시청자에게 넘어갔다.
군대는 또 다른 세계의 빌보드 차트였다. 어떤 노래가 인기 있는지는 소대 생활관마다 보는 뮤직비디오로 알 수 있었다.
복무 당시 겨울에 가장 인기 있던 노래는 아이유의 삼단 고음이 매력적인 ‘좋은 날’이었다. 아이유의 동화 주인공 같은 모습, 옥구슬 구르는 듯한 목소리, 오빠가 좋다는 가사는 장병들 마음을 사로잡기 딱 좋은 삼박자를 갖추고 있었다.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는 시간은 기상 후 집합 전 잠깐, 식사 시간 전후, 개인 정비 시간, 청소 시간이었는데 청소 시간에 소대마다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를 가장 큰 볼륨으로 틀었고 그 소리는 복도를 넘어 막사 안을 가득 채웠다. 병사들은 흥에 겨워 더욱더 힘차게 바닥을 걸레질했다.
성탄절 무렵,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소대마다 아이유 뮤직비디오를 간격을 두며 틀었고 노래가 겹치다 보니 아이유는 엄청난 성량을 뽐내며 삼단 고음이 아닌 12단 정도의 고음을 부르는 기염을 토했다.
끝나지 않는 아이유의 I'm in my dream에 그날 당직사관이던 1소대 부소대장님은 시끄럽다며 중대 내 좋은 날 금지령을 내렸고 이후 아이유는 12단 고음을 내지르며 목을 혹사하던 일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