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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자 제프리 밀러는 유머와 웃음은 성선택에 의해 진화됐다고 말한다. 창의적이고 머리 회전이 뛰어난 남성만이 알짜배기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우수한 유전적 특질을 은연중 광고한다는 것이다. 남성의 유머는 여성을 유혹하는 무기 중 하나다.
남성은 자신의 유머에 즉시 큰 웃음으로 화답하는 여성을 선호하지만, 여성은 무조건 자신을 잘 웃겨 주는 남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여성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남성은 어떻게든 웃음을 만들려 하지만 잘못된 시도는 분위기를 더 차갑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이별의 통보다. 무소식도 슬프지만, 통보 역시 아무리 채용을 비롯한 여러 실패에 내성이 생긴 사람이라도 슬프게 만든다.
실패를 맛본 사람은 반성한다. 가장 큰 반성을 하는 순간 중 하나는 이별을 통보받는 순간이다. “오늘 즐거웠지만”이라고 시작해서 “더 좋은 분 만나세요.”라는 가슴 저린 이별의 통보는 그날 하루의 실수와 잘못을 세세하게 돌아보게 되고 내 존재의 이유까지 돌아보게 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구애하겠다는 마음으로 깔깔이 역할을 자처한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여성의 선호 일 순위는 재미있고 잘생긴 남자다. 두 번째는 잘생긴 남자. 세 번째가 재미있는 남자다. 마지막은 재미도 없고 잘생기지도 않은 사람이다. 그게 나다. 항상 꼴찌를 도맡는다. 일등이 있으니까 꼴찌가 있는 게 아니다. 꼴찌가 있으니까 일등도 있는 거다.
그리고 웃지 않는 이들에게 찌질한 변명을 던진다. 재미가 없는 게 아니라 코드가 다른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