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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Oct 01. 2019

슈퍼7 콘서트 취소 사태와 침묵의 나선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전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종영한 지 1년이 된 무한도전을 사람들은 여전히 그리워한다. 마치 5년은 된 기분이다. 늘 기대되던 토요일 저녁이 허전해졌다. 그런 향수와 기대가 자꾸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무한도전에는 다른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방송이 무언가를 할 때마다 ‘그건 무한도전에서 했잖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무한도전은 방송의 선구자며 일인자 같은 위치에 있었다.


또한 무한도전은 앞서 말한 사회에 대한 기여는 물론 감정에 대한 기여 역시 할 줄 아는 방송이었기 때문에 단지 재밌는 방송일 뿐만 아니라 좋은 방송으로도 기억하게 된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 최정상의 자리에 있는 일인자는 항상 뭔가를 할 때면 질타를 받기 쉽다. 그리고 질타를 받으면 남들보다 더 심한 질타를 받는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일지 모른다. 덕분에 하고자 했던 프로젝트들이 기획 도중 취소되거나 방송 중단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슈퍼7 콘서트’도 그중 하나였다.


슈퍼콘서트

2012년 MBC ‘무한도전’ 팀은 장기간의 파업에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보답으로 ‘슈퍼7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무한도전 방송 시간과 겹친다는 점과 표 값 때문에 많은 비판 댓글이 달렸다. ‘무한도전’ 팀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 팬들을 직접 찾아가서 무료 공연을 펼쳤다. 이러한 비판에 주관하던 리쌍컴퍼니 측은 가격 인하를 하고, 이번 공연은 무한도전 프로그램과 무관하다고 하고 자사에서 주관하는 콘서트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판적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공연은 취소되었다. 

공연 취소 후 수익금을 기부하려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후 기사의 댓글은 달라졌다. 공연을 못 보게 된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애당초 논란거리가 될 게 아니었다는 입장을 펼쳤다. 비난했던 사람들을 오히려 질타했다. 


정보가 공개된 초기에 왜 콘서트에 우호적이었던 사람들의 의견은 논쟁거리가 되지 않고, 비판적 입장이 주도적이었을까? 우호적 입장이 주목받았다면 취소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슈퍼7 콘서트 취소를 전후로 한 인터넷의 여론 형성을 보며 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 ‘침묵의 나선’이 떠올랐다. 초기의 부정적인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공연은 취소되었지만 이후 긍정적 의견이 부상하며 공연 수익금 모두는 기부에 사용될 예정이었고 일반 공연 표 값과 비교해 적절했다는 의견이 퍼지게 되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고 다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오히려 반대여론을 ‘거지 근성’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를 보았을 때 강한 여론의 분위기에 따라 일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다. 


침묵의 나선

노엘레 노이만은 매스미디어가 개인을 둘러싼 의견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함으로써 당시 '제한 효과' 패러다임에 머무르던 매스미디어의 역할을 '강효과 패러다임'으로 회귀시켰다. 또한 '침묵의 나선'은 매스미디어의 강력 효과를 주장하는 이론들인 '의제 설정 이론'이나 '배양 이론'과 연장선상에 있다. '침묵의 나선'은 '의제 설정 이론'과 비슷하나 보다 거시적인 이론으로서 장기적 효과를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들은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침묵의 나선'의 제1의 전제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주장한 ‘침묵의 나선’ 이론이란 한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어떤 이슈에 대한 당시의 지배적 여론에 반대 견해를 가진 구성원들은 그 의견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는 성향이 있으며, 그에 따라 지배적 여론은 더욱 강화되어 실제로 지배적인 여론으로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그녀는 사람들이 여론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각 개인은 새로운 생각에 당면했을 때 각자 재빠른 판단을 하게 되는데 이때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유사통계적 감각기관을 통해 여론의 분위기를 감지한다.


침묵의 나선 이론에 있어 사람들이 직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직관성, 의견을 공식적으로 드러내려는 자발성, 사회로부터 고립을 회피하는 고립회피성이 전제가 되며 이를 토대로 지배적인 여론에 대한 고립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 구성원들은 침묵을 지키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녀는 매스미디어가 1) 특정한 주제나 메시지가 일회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형성되고(누적성) 2)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며(편재성) 3) 각종 신문, 잡지, 방송 네트워크 그리고 다른 미디어에 의해 종종 공유되고 발전되는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통일적인 상(일치성)을 갖기 때문에 강력한 나선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녀는 저서에서 침묵의 나선이 ‘권력자가 주목되어 있지 않았던 화제를 꺼냄 -> 주목이 되어 있지 않았던 화제에 대해서는 곧바로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옳은 것으로 인식 -> 이후 나오는 비판에 대해서, 옳지 못하다는 평가를 해 배제 -> 소수파가 된 비판 세력은 다수의 압력을 받아 비판을 포기’라는 4단계를 통해 형성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노이만은 매스미디어의 세 가지 특성이 결합하여 강력한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이번 ‘슈퍼7 콘서트 취소 사태’에서도 그 특성이 잘 드러났다.


첫 번째로 누적성이다. 콘서트 티저 이미지가 처음 올라온 7월12일부터 콘서트 취소가 발표된 9월21일까지 70여 일 동안 인터넷 신문들은 계속적으로 콘서트 관련 기사를 쏟아내 메시지 형성에 대한 누적성을 보여 주었다.


두 번째로 일치성이다. 군소 매체를 포함한 수십여 개의 인터넷 신문사들이 7월12일부터 콘서트가 무한도전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이고 무한도전 ‘아이돌 특집’의 일환으로 진행된다는 식의 유사하고 통일적인 보도를 하여 매스미디어의 일치성이 관찰되었다.


마지막으로 편재성이다. 거의 모든 인터넷 신문과 연예 전문 블로그에서 콘서트 관련 글이 올라왔기 때문에 편재성도 뚜렷했다. 또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사람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기회를 얻었다. 


사람들에게 ‘슈퍼7 콘서트’와 관련한 인터넷 기사와 블로그의 글은 노이만이 주장하는 매스미디어의 영향, 즉 어떤 의견이 지배적이고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상, 그리고 공중 속에서 소외당하지 않고 표명할 수 있는 의견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인상을 4대 매스미디어 이상으로 발휘하였고 ‘콘서트 취소 사태’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매스미디어의 지배적인 의견표명에 네티즌들이 동조하고 그 의견이 확대 재생산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어떤 의견이 인정되고 지배적이라는 것을 감지하는 유사통계적 감각기관이 있다고 하는 노이만의 가정은 설득력이 있다. 이때의 관찰은 이슈에 대한 미디어 보도, 주위환경에 대한 직접적 관찰, 사적 대화 등을 망라하여 이뤄진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인터넷 기사들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댓글을 통해서 개인은 자신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인지 다수의 의견인지 판단하게 된다. 특히 베스트 댓글 제도는 개인이 다수의 의견을 파악하는데 하나의 척도가 되고 있다. 


댓글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구조는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비판 혹은 비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수의 의견에 반대되는 글을 올렸을 때 많은 사람은 소수 의견을 개진한 사람에게 비판적 댓글을 남길 것이다. 실로 이러한 비판적인 댓글이 무서워서 인터넷 공간에서 댓글을 남기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네이버 ‘뉴스 Poll’을 바탕으로 작성된 실제 여론 동향과 이 연구의 응답자 408명이 인지하는 국내 여론의 동향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의견을 다수의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온라인 공간에서 의견을 표현할 의향이 있지만, 자신의 의견을 소수의견으로 인지한 사람의 대다수는 의견을 표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이만이 말하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터넷 공간의 침묵의 나선 이론

과거에는 신문, 잡지, 라디오, TV가 지배적인 의견 표명을 하여 사람들은 일상에서 지배적인 의견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상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현재는 인터넷 뉴스와 블로그와 같은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뉴미디어의 의견 표명과 그에 따른 네티즌들의 반응이나 댓글을 통해서 온라인에서도 지배적 의견이 무엇이며 침묵의 나선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슈퍼7 콘서트 취소 사태’는 어떤 의견이 지배적인가에 대한 인상이 인터넷 뉴스나 블로그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4대 미디어가 아닌 뉴미디어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최영묵 교수에 따르면 인터넷은 이미 매스미디어의 일부로 보편화되었고 텔레비전이나 신문처럼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었다. 그러한 점에서 인터넷, 특히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 등은 매스미디어로 규정할 수 있다. 이렇게 매스미디어가 다변화하고 언론의 환경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음에도 여전히 ‘침묵의 나선 이론’이 매스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을 설명하는데 유효하다는 것은 흥미롭다. 


인터넷은 특정한 정보, 이슈, 주제만을 볼 선택권을 개인에게 주기 때문에 오히려 비슷한 의견들만을 접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선스테인(Sunstein, 2004)은 인터넷이 원하는 자료만 보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오히려 집단간의 극화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그들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공간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제한된 이슈와 관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심으로 의사소통하게 된다는 것은 오프라인 환경에서와 같이 비슷한 의견들에만 노출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와 관련된 연관검색어가 나온다. 그리고 조회수가 높은, 혹은 댓글이 많이 달린 게시물, 기사를 상단에 배치하여 네티즌이 그러한 글에 접근이 쉽도록 한다. 이는 처음의 지배적 의견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여,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 소수의견임을 인지하고 의사표현을 하지 않게 된다. ‘베스트 댓글’ 제도 역시 이러한 다수의 의견을 강화시킨다. 기사가 올라오면 네티즌들이 그 기사에 대한 댓글을 다는데 이 때 댓글에 ‘추천/반대’를 통해서 댓글을 평가한다. 댓글이 사람들에 의해 많은 추천을 받으면 기사 바로 아래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요즘에는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다는 것이 가능해서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경우엔 비난의 글을 남기기도 한다. 만일 슈퍼7콘서트에 옹호적인 댓글을 통해 의사표현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댓글에 ‘반대’를 누르면서 글이 밑으로 내려가게 되고, 다수의 의견의 댓글이 상단에 배치하게 된다. 결국 네티즌이 ‘슈퍼7 콘서트’를 검색하면, 무한도전 콘서트, 슈퍼7 콘서트 논란, 슈퍼7 콘서트 비난 등의 연관검색어가 뜬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글을 먼저 보게 된다. 


분석 결과

슈퍼7 콘서트의 취소 사태는 매스미디어의 3가지 특성인 누적성, 일치성, 편재성에 의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됨으로써 나타났다. 다수의 여론에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반대의견(슈퍼7 콘서트에 옹호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의견을 개진하였다 하더라도 묻혀버리게 되었다는 점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이 적용된다. 또한 이번 사태에서 여론 형성의 주 무대가 ‘인터넷’이었다는 것을 통해 매스미디어가 다변화하여 뉴미디어가 여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침묵의 나선 이론’이 유효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은 자유로운 공간이라 여겨지지만, 포털사이트 등의 특정한 제도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놓치기 쉽다는 점을 침묵의 나선 이론에 따른 분석을 통해 알게 되었다.


침묵의 나선 이론에서 사용된 개념들로 슈퍼7 콘서트의 상황을 묘사할 수 있다. 매스미디어의 정보 전달로 인해 부정적 성격의 강력한 의견 형성을 침묵의 나선으로 묘사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다. 


●매스미디어 – 대중들에게 정보를 전달한 인터넷 기사, 블로그 등
●대다수의 강력한 여론 – 매스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비난하는 사람들
●침묵하는 여론 – 대다수의 여론의 생각과 달리 생각하거나, 값이 나감에도 콘서트를 보고자 했던 사람들     


이 이론으로 슈퍼7 콘서트와 관련하여 인과관계도 설명할 수 있다. 독립변수를 부정적인 여론, 종속변수를 지배적이지 않은 의견을 가진 소수의 침묵이라고 봤을 때, 콘서트의 예매가 시작되자 콘서트가 유료이고 비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매스미디어의 부정적 반응과 비난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퍼졌고 그 정보를 접한 여론의 반발이 거셌다.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으로 대두하자 지배적이지 않은 의견을 가진 소수는 침묵하게 되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대중이 입장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지 않거나 사전 지식이 부족할 때 매스미디어에 의해 정보가 전달되고 대중이 주도적인 의견을 따르게 되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와 연관하여 잘 해석한다고 생각한다.


적용할 수 있는 예로 KBS에서 2012년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처음에는 ‘차칸남자’로 방영되었으나 여러 매스미디어로부터 한글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받았다. 여론도 비판적으로 조성되어, 제목을 바꾸는 것이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는 소수 견해가 있었지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대다수의 사람이 제목을 바꾸라며 압력을 가했다. 결국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지 못하고 ‘착한남자’로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 매스미디어가 표명한 의견은 주도적 의견으로 부상해 드라마 제목을 바꾸는 것과 같은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침묵의 나선 이론을 통해 대다수의 강력한 여론과 침묵하는 소수 여론에 대해 설명은 할 수 있으나, 이 이론만으로 슈퍼7 콘서트 사례를 설명하기에는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


첫째로 초기 부정적 여론 형성의 원인에 대한 설명 부족하다. 콘서트 취소와 관련하여 강력한 대다수의 의견이 무엇인지는 묘사가 잘되지만, 다수의 의견이 확대된 것이 침묵의 나선이 작동된 결과인지 불확실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인지부조화 이론의 적용이 필요하다. 자신이 믿는 것과 실제 일어난 일이 다를 때 부조화가 발생하는데 인지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 이론을 적용하면, 과거의 행적에 비추어 무한도전 팀이 공익적인 일만 할 것으로 생각한 대중이 유료 콘서트에 관련된 정보를 접한 후 부조화가 발생한다. 따라서 무한도전에 대해 긍정적이던 의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비난함으로써 태도를 변화시키고 부조화가 감소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고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매스미디어에 의한 주도적 의견이 지배하게 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가지게 된 인지부조화가 인지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비슷한 시기에 태도 변화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이 이론은 침묵의 이유를 고립의 두려움이라고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며 침묵 효과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구, 문화학적 차이를 간과하고 공동체의 힘을 평가 절하한다. 개인의 의견을 표명하는 데 있어서 개인의 성향, 지적 수준 등 다른 변인들을 고려하지 않았다. 개인의 성향에 관해서는 크라우트 등의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인터넷 활동이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설명하기 위한 두 가지 시각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원래 소극적인 사람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소극적이라는 것을 가정한다. 반대 입장은 인터넷이 일상생활에서 소극적인 사람의 부족한 면을 채워 소극적인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도록 장려한다고 주장한다. 후자에서처럼 소극적인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활발해진다면 익명성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침묵의 나선 이론에서 전제하는 사람들의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인터넷 게시판과 댓글란과 같이 익명성이 상당히 보장되는 공간에서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무한도전 슈퍼7 콘서트는 비난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순식간에 커지게 한 인터넷 문화에 의해 취소됐다. 수익을 하나도 고려 안 한 프로젝트는 아니겠지만 주최 의도가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잠잠해졌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댓글 문화가 매우 발달했다. 종이 신문보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더 많이 읽는 만큼 신문에서 볼 수 없는 즉각적인 피드백, 댓글을 통해 여론이 조성된다. 하나의 강한 의견의 지휘에 침묵의 나선이 더 쉽고 빠르게 만들어지며 인식 변화와 의식 결정도 빨라진다. 또한 이슈를 향한 관심과 의견이 달아오르는 속도만큼 식는 속도도 빠르다. 이슈의 중심을 무섭게 몰아넣다가 그게 사실이면 거대한 동조가 일어나고 잘못된 정보나 오해로 밝혀지면 조용해지는 게 다반사다.


앞으로 더 많은 방송이, 방송이 아니더라도 미디어와 인터넷에 노출된다면 무한도전처럼 비슷한 경우를 겪을 때가 많이 있을 것이다. 알고 있던 정보와 사실이 달랐음을 깨닫더라도  잘못된 정보와 과격한 비판으로 입은 상처와 피해는 치유하기 어렵다. 빠른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는 디지털 시대에 윤택한 소통을 위해서 하나의 의견에 휩쓸리기보다는 메시지를 분석,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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