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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Oct 08. 2019

특별함을 찾아라

평범함 속 특별함

반복되는 일상에 삶이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뭔가 특별한 일이 없을지 생각하곤 한다. 만약 로또 1등이라도 당첨되어야 나란 사람이 특별해질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미 저마다 특별한 게 있는데도 모르고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패터슨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아담 드라이버)은 누가 봐도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영화 <패터슨>은 패터슨의 월요일부터 그다음 주 월요일까지 일상을 그린 영화다. 그의 하루는 매일 비슷하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식사 후 버스 차고지로 출근한다. 그는 23번 버스를 운전하며 정해진 길을 반복한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공원에서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는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애완견을 산책시키고 술집에서 맥주를 한잔한다. 그렇게 그의 하루는 끝난다. 우리나라로 예를 들면 경상북도 영주에 사는 김영주 씨가 영주 사과를 재배하는 과수원에서 온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와 막걸리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삶을 반복하는 것이다.


아담 드라이버


이런 패터슨에게도 취미가 있다. 바로 시를 쓰는 것이다.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 틈틈이 노트에 시로 담는다. 일상이란 겉은 똑같아 보이지만 매일 다르다. 승객들의 대화도, 운전 중 보이는 광경도. 새로운 모든 것이 그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이다. 아내는 그의 시가 특별하다며 책으로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기분이 우쭐할 법도 한데 패터슨은 요지부동이다. 단지 끄적거리는 것일 뿐이라며 아내의 권유를 거절한다.



어느 날 조용할 것만 같은 패터슨의 일상에 문제가 생긴다. 잘 나가던 버스가 멈추고 하루의 마지막을 보내는 바에서도 소동을 겪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시 노트를 애완견이 찢어버리기까지. 시 노트가 사라지자 패터슨은 잠을 이룰 수 없다. 패터슨은 '그 시들은 그저 물 위에 쓴 낱말들일 뿐'이라며 허탈감에 휩싸인다.



그런 그에게 한 일본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자신은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패터슨은 나는 평범한 버스 운전사일 뿐이라고 답한다. 대화 후 남자는 패터슨에게 노트를 선물한다. “텅 빈 페이지는 많은 가능성을 선사하죠.”라는 말과 함께. 패터슨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는 다시 시를 쓸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을 특별하게 해줄 수 있는 건 바로 시이기 때문이다.


<패터슨>은 일상의 소중함과 특별함에 대한 메시지를 조용히 건넨다. 삶을 지루하다 깎아내리기 전에 한 번 내 삶을 특별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자. 잃고 나서 다시 쓸 수 있는 시와 달리 다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하고 소중한 것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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