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V를 켰네

스포츠 예능 홍수 시대

세 가지 다른 종목의 스포츠 예능 감상

by 와칸다 포에버

종목별로 스포츠 예능이 나올 기세다. 기획과 제작 기간은 서로 달랐을지 몰라도 나오는 시기가 비슷하다 보니 기존에 있는 예능과 색다른 느낌을 주는 예능을 찾기가 힘들다. 다른 시기에 나왔어도 특색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구성과 진행 방식이 기시감을 준다. 종목만 다를 뿐 서로에게 더 해가 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과거에 오디션 예능이 한동안 대세였듯 지금 예능의 추세가 스포츠라면 이 홍수 속에서 살아남는 자신만의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예능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채널A의 <야구여왕>은 여자 야구를 소재로 한 예능이다. 야구 예능이 많다 보니 색다른 점을 여자에서 찾았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듯 여자가 스포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시선을 끌기 쉽다.


재능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여자 방송인들의 농구 예능 JTBC <마녀체력 농구부>와 다르게 운동능력을 가진 타 종목 선수 출신들이 야구를 하는 것이기에 아무리 문외한이더라도 금방 습득하고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자 야구는 프로 스포츠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남자 야구만큼 경기력이 기대가 되지 않기에 이 예능은 경기의 박진감보다 여자들의 도전이라는 것에 보는 재미를 찾아야 한다. 한화 이글스의 치어리더인 노자와 아야카가 생각보다 훌륭한 기량을 보였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관심을 끄는 것에 성공했으나 이 효과는 잠시일 뿐이다.


오랜 시간 화제성을 유지하려면 <최강야구>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텐데 야구와 관련 없던 일을 하던 이들이 야구에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기란 어떤 서사를 활용하더라도 쉽지 않은 게 큰 문제다. 여기에 여자 야구라는 소재와 야구를 잘 담아내지 못하는 방송국의 역량이 성공을 보장하기엔 미지수다.


너무나 많은 야구 예능이 한 경기를 중계하는 모습으로 소모되고 있어 기시감을 주는 것도 악재다. 스포츠 예능을 시작한 이상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시합이라는 구성으로 한 회를 채우는 방송이 너무 많으니 차라리 시합이라는 구성에 연연하기보다 야구를 배우는 것과 여자 야구를 경기 외 다른 방식으로 알리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쓴 예능을 선보였다면 시청자에게 더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 방송은 방향성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방송 기간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SBS <열혈농구단>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구선수인 서장훈이 감독이 되어 아시아 제패를 목표로 농구를 하는 예능이다. MBC의 배구를 소재로 제작한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처럼 전설적인 선수 서장훈이 농구 감독을 한다는 데서 주목할 만하지만 이미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라는 예능을 했던 적이 있기에 시즌2가 아닌 새롭게 시작하더라도 뭐가 다른 것인지 찾아내기 쉽지 않다. 출연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에 더욱 그러하다. 인재 풀이 좁은 현재 우리나라의 농구를 보는 듯하다.


농구를 소재로 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방송 자체가 농구 경기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선수를 띄워주는 성격이 크다. 남들보다 특출나게 뛰어난 실력이 아님에도 대단해 보이려는 모습이 모순적이다. 편집에 있어 만화적인 요소를 계속 보여주려는 것은 신선하면서도 거슬리는 요소다. 농구에만 집중하기에는 기량이 압도적이지 못하고 재미로 가볍게 농구를 다루기에는 감독이 추구하는 진정성을 보여줄 수 없어 어떤 노선을 타야하는지 자신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어정쩡한 기량으로 5대5 농구를 하기보다 3대3 농구에 도전하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넓은 코트를 사용하니 경기에 박진감이 없고 점수도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코트에서 빠르게 진행하는 3대3 농구 경기를 하되 서장훈의 팀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 출신 감독이 이끄는 팀이 나와 리그나 컵대회를 펼치는 것이 어땠을까. 드래프트로 팀을 구성해 리그가 진행되는 느낌을 주고, 팀별 농구 선수 출신 감독들의 지략 대결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구 인기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tvN의 <아이 엠 복서>는 복싱을 소재로 한 예능이다. 복싱을 소재로 한 예능이 찾아보기 힘들기에 앞선 예능보다 소재 자체는 신선하다. 복싱의 인기 부활을 위해 복싱 선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선수가 참여했다는 점도 경기를 기대하게 한다. 질 떨어지는 경기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예능의 큰 약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본방이나 재방 시간을 찾아 시청하지 않는 이상 이 방송을 보기가 힘들다. OTT도 티빙이 아닌 디즈니에 한정되어 있어 디즈니 구독자가 아닌 이상,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 예능이 홍보가 잘 될 수 있을까.


서바이벌 요소가 있다 보니 예능적인 요소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복싱에 더 집중하는 것이 복싱 홍보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팀 대결이라면서 샌드백을 많이 떨어트리는 팀이 승리하는 대결은 색다른 재미를 주었을지는 몰라도 복싱의 재미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루하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박진감 넘치는 복싱 경기에 집중해 복싱이라는 스포츠의 참 재미를 보여주는 것이 이 예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능 대결을 하더라도 경기 속 수 싸움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지 살아남기 위해 지능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예능에 오히려 독이다. 이미 배우 장혁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이 도전한다는 점에서 화제성은 충분히 잡았으니 다양한 서바이벌 구성으로 화제성을 노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예능만으로는 박진감을 주기가 쉽지 않기에 스포츠를 활용하는 것 같은데 기획과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은 새로운 예능을 연구하고 도전하는 것이 앞으로 방송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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