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V를 켰네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도전

하지만 다른 것 없는 또 하나의 오디션

by 와칸다 포에버

노래 일등을 뽑는 오디션 예능은 예전부터 참 많았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오디션에서 힙합, 트로트 같은 한정된 장르를 활용한 오디션까지. 오디션 방식이나 참가자들의 다양성 등에 변화를 주는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발라드’를 가지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올 줄은 몰랐다. SBS의 <우리들의 발라드>는 그런 점에서 흥미를 갖게 하는 방송이었다.


발라드라는 노래 장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음악 전문가가 아니기에 잔잔한 곡, 하나의 서사가 담긴 곡 같은 표현이 떠오르는데 포크나 R&B 노래도 발라드의 느낌의 곡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록 음악 장르와 결합으로 록의 느낌이 들면서 발라드 느낌이 나는 록발라드 같은 노래도 많기에 우리나라에서 발라드는 어떤 음악까지 발라드라고 할 수 있는지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아주 폭넓은 형태의 노래 장르다.


발라드를 가지고 오디션을 한다는 것은 참신해 보인다. 하지만 힙합, 트로트 오디션이 아닌 이상 힙합, 트로트로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선전한 이는 찾기 어렵고 대다수가 발라드로 참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발라드라는 소재를 앞세웠기에 신선해 보일 뿐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심사 위원이 여러 명이라는 점이다. 연예인 심사 위원을 포함한 150명의 ‘탑백귀’ 심사 위원이 나온다. 탑백귀는 '음원차트 TOP 100(탑백)'과 '귀'가 합쳐진 신조어로 대중적으로 인기 있을 만한 곡을 미리 알아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이 투표로 더 뜰 것 같은, 더 마음에 드는 노래의 가수를 선택한다. 이들이 탑백귀라는 것을 어떻게 인증할 것인지, 발라드와 관계없어 보이는 이들이 왜 심사 위원인지 의문인 사람도 있다. 발라드와 관련된 인물이 심사 위원으로 나오면 어땠을지 생각했지만, 그런 사람들로만 심사 위원을 구성하면 틀에 갇혀 심사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니었을지 생각해 본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사연을 조금씩 내세우며 노래를 부른다. 막상 보면 노래를 선정하는 이유를 대변하기에는 빈약한 사연들이 대다수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면 실력이 판정 기준이 되어야지 사연이 기준이 되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서 ‘너와 나의 이야기’를 강조해 사연을 살릴 줄 알았는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를 것 없이 심사 위원에 의해 더 뜰 것 같은, 더 마음에 드는 노래를 선정하는 진행 방식을 보였다. 결국 어떤 노래가 나은지를 결정한다는 데서 프로그램을 특색 있게 보이기는커녕 자신들을 결국 하나의 오디션이라고 한정 지어버리는 단점이 됐다.


굳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 잘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나오는 우리나라이니 누군가를 뽑기보다 출연 신청을 받고, 출연자가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부르고, 사연을 나누고 사연의 사람이나 물건을 찾고 소개하는 등을 찾아보는 등의 형식을 다룬 프로그램이었다면 어땠을까. 프로그램의 제목을 제대로 활용하거나 발라드라는 폭넓은 형태의 장르를 담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프로그램은 결국 화제성을 잡고 시청률을 높여야 성공했다고 인정받는다. 그래서 실험보다 안정을 선택한다. 관계자도 전문가도 아닌 나는 방송국이 그래도 한번 실험과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 명절 특집으로 외국인들이 가곡이나 국악을 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우리나라의 전공자나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장르를 살릴 생각으로 경연을 진행하면 좋겠다. 우리 것을 살리고 세계에 알릴 기회가 아닐까. 소비층이 적고 화제성이 적다면 국악인 송소희가 퓨전음악을 하듯 많은 국악인이 여러 음악과 조합해 대결을 펼친다면 많은 이에게 신선함을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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