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노동요

신임팀장 교육을 다녀왔다

노동요 - 철도 인생

by 와칸다 포에버

팀장 시험에 합격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팀장 교육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3박4일 간의 집합교육인데 영주에 있는 인재개발원으로 가야 했다. 우리 회사의 인재개발원이라고 하면 의왕에 있는 곳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곡성과 영주에 인재개발원을 더 지은 후에는 노후화된 의왕보다 곡성과 영주에서 교육하는 일이 잦아졌다. 영주까지 교육받으러 가면서 지방에서 사는 사람이 의왕 가는 길이 힘들었을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사실 교육받으러 가는 게 달갑지 않았다. 일이 너무 바쁜데 이를 뒤로 미룬 채 4일이나 떠나 있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돌아오고 나서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것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하지만 어차피 갈 수밖에 없으니 다녀온 후 며칠 동안 바쁠 것을 각오하기로 했다.


영주에 가려면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타고 가야 한다. 10시까지 입교하라는 인재개발원의 연락을 받고 열차 시간표를 보니 이른 아침 열차를 타야 했다. 하지만 이 열차를 타려면 집에서 아무리 일찍 나와도 청량리역에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청량리로 가기로 했다. 교육을 다녀온 뒤 바쁘게 일하기로 각오했지만, 부담이 쉽게 줄지 않아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쪽잠을 잔 후 청량리를 거쳐 영주로 향했다.


살면서 영주는 처음 가봤는데 안동만큼이나 선비의 고장임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인재개발원은 선비촌이라는 관광지 근처에 있었는데 인근에 한적하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 지어져 있었다. 차를 가져오지 않은 사람은 어딜 갈 수 없었다. 정말 교육받기 좋고 휴양하기 좋은 곳이었다.


일정은 정말 단순했다. 밥 먹고 교육받기를 반복했다. 일과가 끝난 후에는 할 게 없어 TV를 보거나 시설 열악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에는 회사에서 치킨이라도 시켜줘서 교육생들과 둘러앉아 회식처럼 시간을 가지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놀러 교육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참 건전했다.


입교식에서 교수님이 우리를 빨리 현장에 팀장직으로 투입하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 그렇다면 교육 내용도 현장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을 해야 했다. 하지만 교육 내용은 허술하고 인재개발원의 의지와 동떨어져 있었다. 회사를 더 잘 이해함으로 애사심과 소속감을 느끼게 하려 했는지 우리 회사의 경영 현황을 교육하는 등 신입사원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내용이 팀장 교육 일정에 많이 잡혀 있었다.


당장 적용하지도 못하는 AI 교육도 많은 시간을 차지했는데 맞는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 기술은 현장에서 쓰지도 않을뿐더러 아직 구현 예정이라는 말로 끝나는 설명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다른 선배 팀장들에게도 배우겠지만 차라리 미리 현장 업무를 배움으로 조금이라도 빠르게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교육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다음 기수 교육에는 그렇게 하면 좋겠다고 건의 사항을 냈으나 적용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 교육으로 내가 쓸 것은 별로 없으나 3박4일 동안 맑은 공기 마시며 규칙적인 생활로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이를 활용해 돌아가서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했으니 어떻게 보면 성공적인 교육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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