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노동요

전장연 시위를 눈앞에서 봤다

노동요 - 철도 인생

by 와칸다 포에버

출근 중 또는 출근하자마자 특정 역으로 출동하는 때가 있는데 바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가 있을 때다. 2021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이 시위는 출근길을 비롯한 불특정한 시간에 운행하는 열차에서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어 열차 운행이 정시에 이어지지 못하게 한다.


평소에 장애인의 인권이나 환경에 큰 관심을 가진 적은 없다. 그래도 인간으로서(이들이 이런 내 생각을 바라지 않을 수 있으나) 이들의 불편함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바랐던 것은 사실이다. 이들도 차별과 배제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자며 장애인 권리를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이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전장연의 시위는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유와 진행 방식이 비슷하다. 국민에게 불편함을 초래해 정부나 회사가 자신들의 요구에 더 귀를 기울이게 하고 필요한 것을 얻으려 한다.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것도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의 불편함을 너희도 한번 느껴보라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효과는 참 크다.


이들이 열차 운행을 방해해 열차가 지연되면 하는 수 없이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하고 열차 운행을 종료하고 이들만 태운 채 이들의 목적지로 가는 때가 많다. 이들의 행동에 불만을 가지는 승객들이 많다. 이동에 제약이 생겨 제때 출근하지 못하는 등 자신의 목적지로 빠르게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를 참지 못하고 욕을 포함한 험한 말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화를 내는 사람들의 처지도 이해되고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욕을 먹어가면서 시위하는 장애인들의 모습도 안타까우니 누구의 편도 들기 어려웠다.


죄책감 같은 감정은 아닐지라도 전장연도 자신들이 한 행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생각이 들지는 않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열차 안에서 보이는 이들의 모습에서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 불편해야 하지 않기에 자리 이동 안내가 필요하다. 그럴 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항의를 하거나 사람들이 앉는 의자에 신발을 신은 채 드러누우며 전세 열차를 얻어냈다며 좋아하는 것을 봤다. 그 이후로 이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이 쉽게 들지 않았다. 단지 다른 승객을 괴롭히려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이렇게 해서 얻어내야 한다고 열차 안에서 시위 참여자들에게 독려하는 모습에 이 시위는 쉽게 끝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것만 같았다. 현재는 쉽게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어찌 됐든 일은 이미 일어났으니, 시위에 참여한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목적지로 돌아갈 수 있게 안내한다. 엘리베이터를 붙잡고 휠체어에 탄 장애인이 천천히 잘 나오도록 도왔다. 불편한 몸인데 해맑은 미소로 고맙다고 하는 이를 만나거나 함께 있는 동안 여러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들이 악인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다. 방법에 동의할 수 없을 뿐이다. 이 세상 모두가 안전하고 편히 산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루아침에 여건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 부드럽게 모두가 잘 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대화를 포함한 많은 교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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