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좀 가자 너 콧물이 줄줄
감기에 걸린 1호가 놀이터에서 놀겠다고 떼를 씁니다. 콧물감기에 편도까지 부어있는 상태라서 미열
이 나는데 내 마음도 몰라주고(?) 계속 놀겠다고 생떼를 부립니다. '그래~ 아파서 집에만 있으니 답답했겠지.' 조금 더 놀고 가기로 했습니다. 해가 구름 뒤로 숨었는지 그늘이 지고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바람에 찬기운이 느껴졌습니다.
"하준아 이제 집에 가야 해. 하준이 너 아프잖아. 찬바람 쐬면 의사 선생님이 목까지 아야 해서 주사 맞아야 한다고 했어."
"씨러~~~~!!! 씨여~~~!!!! 엄마가!!! 가아~!"
몇 분을 실랑이하다가 너를 위해서 집에 가자는데 왜 자꾸 떼를 쓰냐며 화를 냈습니다. 놀이터 벤치 끝에 걸쳐놓은 아이 가방을 휙 낚아채서 먼저 가버린다고 소리를 지르고 놀이터를 나와버렸습니다. 하준이는 고집쟁이 고집쟁이 똥고집 쟁이라서 엄마가 가든 말든 쳐다도 안 봅니다. 결국 모든 아이들이 떠난 놀이터에서 끝까지 놀다가 포기한 나는
"그럼 엄마가 곰돌이 젤리 사줄게. 엄마, 슈퍼 가는 길 모르는데 하준이가 알려줄래?"
"가찌가~! 가찌가~ 여기 여기 여기야~"
하면서 앞장서서 갑니다. 진즉에 젤리 찬스를 쓰는 건데. 화를 먼저 내는 바람에 생각을 못 했습니다. 다음에는 곰돌이, 악어, 지렁이, 쫀득이 젤리를 바리바리 싸 들고 가야지. 서로 사랑하며 지내야지라고 또 한 번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