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프로야구팬, 16명 이상의 남자를 만났습니다

남미새는 아니예요. 오히려 야미새(야구에 미친 읍읍)이죠.

by 띵수



야구를 좋아하게 된 건 2007년, 중학교 3학년 때이다. 평범했던 어느날, 서울여자와 서울남자는 나를 거실에 앉혀두고 물었다.


“너는 고향이 서울이고, 엄마 아빠도 고향이 서울이니까 너는 뿌리부터 그냥 서울 사람인 거야! 그니까 야구팀은 LG 트윈스랑 두산 베어스 중에 골라”


두산 베어스는 엄마가 좋아하는 팀, LG 트윈스는 아빠가 좋아하는 팀이다. 공평하게 두 팀의 경기를 보고 팀을 고르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LG 트윈스는 비밀번호 찍고 있어서(하위권이었다 뜻이다) 경기를 볼 때마다 졌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아빠한테 “아빠! LG는 왜 맨날 져? 맨날 져서 재미없어!”라고 승질을 내곤 했다. 반면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두산은 지고 있거나 불리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탄탄한 플레이로 다시 역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팬들에게 도파민을 선물한다는 게 바로 이런 건가 싶었다. 난 두산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두산으로 프로야구를 입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야구에 입문한 2007년에는 처음으로 남자, 연애 때문에 골치 아픈 일들이 생겼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쪼그만 게 뭘 안다고. 그렇게 야구와 연애가 운명 공동체처럼 내 인생에서 쭈욱 함께하게 된 것이다. 야구팀은 16년 동안 바뀌지를 않았는데, 이상하게 만나는 사람은 계속 바뀐 것이 아이러니하다.


근데 이 제목을 지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엄마가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알면 키보드를 뺏고 모든 글을 삭제시키겠지?’ 엄마는 연애를 할 때도 카톡 프사나, SNS에 절대 올리지 말라고 항상 신신당부했다. 있어도 없는 척하는 게 훗날에 좋을 거라고 말했다. 그런데 당신 딸내미가 16명 이상의 남자를 만나봤다고 대문짝만하게 써놨으니. 날 진짜 죽이려 들면 어쩌지?


하지만 이건 오직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구와 연애. 내 연애 경험담을 야구와 함께 풀어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야구를 16년을 좋아하면서 내 나름대로 야구 인사이트가 생겼고, 많은 사람과 연애를 하면서 쌓인 나만의 가치관과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보려고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