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이 캄캄한 20대 들에게 30대 아저씨가 전해주고 싶은 말 -셋
걱정하지 마 다 괜찮을 거야.. 나도 이런 말을 해주고 싶지만 이 전 글까지만 해도 너한테는 금수저가 없느니 세상은 쉽지 않다느니 재수없는 소리를 해놓고는 갑자기 착한 척 하면서 위로 하는 건 나의 삐뚤어진 성격에는 좀 안 맞는 것 같다. 분명히 여기서 힐링은 없다고 했으니 이해해 주겠지.. 걱정하지 말라는데는 100% 공감하지만 다 괜찮을 거야라는 장밋빛 거짓말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살아보니 다 괜찮지는 않았다.
20대에는 모든 것이 불안정하다. 인생은 불안정의 연속이고 여기서 뭔가를 20대들에게 뭔가를 말해주고 싶어서 열심히 글을 써대는 내 인생도 불안하다. 조금 더 나아질 뿐 걱정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근데 그나마 조금 더 나아진다는건 불안정성이 아니다. 인생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살아가면서 걱정을 다루는 기술이 조금 더 생기기 때문에 나아진다고 느끼는 것이다.
걱정을 하지 말라니.. 그게 맘대로 되나? 당연히 안된다. 나도 매일 쓸데없는 것으로 고민을 하고 에너지를 낭비한다. 근데 최소한 이제 이게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걸 인식하는 수준까지는 이르른 것 같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대부분은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걱정이다. 걱정한다고 좋아지는 건 없다. 아니 대부분 내가 걱정하는 가장 최악의 케이스가 벌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래도 어떻게든 필요 없는 걱정을 하지 않는 편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덜 괴롭히는 일이다. 나도 나름의 방법으로 조금이나마 걱정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그 비루한 방법을 같이 나누고자 한다.
1. 새로운 걱정을 만든다 - 이건 또 뭔 개소린가 싶다. 새로운 걱정을 만들라니.. 모든 걱정이 쓸데없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걱정이라기보다는 고민에 가깝지만 무언가 해결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걱정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사기 비스름하게 돈을 떼인 적이 있었는데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나.. 끙끙 앓다가 도저히 죽을 것 같아서 찾은 방법이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그때 이사를 준비 중이 었는데 어차피 잠 못 이루는 밤 이사 준비물부터 시작해서 이사 비용, 가장 싼 차량을 알아보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지고 갈지 사실 크게 준비까지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하나하나 다 계획을 세우고 고민하고 정리했다. 그렇게 세운 이사 계획 덕분에 이사가 굉장히 수월했던 기억이 난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거기에 집중하고 고민하면 예전 일은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밀려갈 수 있다.
2. 몸을 혹사시킨다 - 내가 해본 것 중 가장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내 생에 가장 힘들었던 20대 초반에는 크게 걱정이 없었다. 아니 걱정할 여력이 없었다. 밤새도록 12시간 음료수 박스를 나르고 나면 월세 걱정, 등록금 걱정, 인생 걱정 이런 거 할 시간이 없었다. 그냥 침대에 머리를 대자마자 기절을 했다.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해서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 걱정이 시작된다. 난 인생이 고달파서 터득한 방법이지만 만약 좀 여유가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운동을 추천한다. 등산도 좋고 달리기도 좋다. 머리가 터질 듯하게 숨을 헐떡거리면 다른 생각은 나지 않는다. 집에서 힐링켐프 보면서 다 괜찮을 거라고 위로받아도 그 위로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마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남는 시간과 체력은 쓸데없는 없는 걱정도 만든다. 몸을 괴롭히면 걱정은 사라진다.
3. 걱정을 과소평가해라 -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넘길 정도의 내공을 만드는 게 쉽지 않기는 하다. 작은 걱정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세상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도 계속 머릿속으로 별것 아니라고 암시를 주는 게 확실히 도움은 된다. 실상 대부분의 걱정들이 10년 후 20년 후에는 별일 아닐 확률이 아주 높다.
4. 그냥 포기하고 걱정한다 - 정말 일생일대의 빅 걱정이라면 위에 모든 것들이 다 소용없다. 다른 걱정을 하려고 해도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이 너무 큰 걱정이면 소용없다. 과소평가를 할 수 없고.. 아무리 몸을 혹사시켜도 걱정이 더욱 또렷하게 각인 되게 된다. 이럴 땐 그냥 그 걱정에 빠저라. 무언가 해서 빠져나오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그 걱정이 주는 고통을 온몸으로 느껴라. 계속 고민하고 뜬눈으로 지새우고 울고 불고 하는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차라리 어둡고 긴 터널을 다 겪고 나오면 그만큼 상처는 아물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나 걱정되는 건 걱정에 완전히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내 가장 친한 친구 하나는 대학교 때 집이 좀 어려워 진후에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항상 비관적이고 사람들을 만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고 참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걱정이 나를 덮더라도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걸리던 어떻게든 걱정은 끝날 것이고 나는 버티고 서있을 거라는 믿음은 절대로 잃어서는 안된다.
걱정하지 마라. 누구 말대로 다 괜찮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버틸 수 있을것이다. 각자의 인생에 무게가 다르겠지만 이건희도 부러워하는 젊음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견뎌 보는 거다. 견디다 보면 시간을 가게 되어 있고 어떻게든 걱정은 좋던 싫던 기억의 한 부분이 되서 지나갈 것이다. 쓰다보니 좀더 힘나는 내용을 쓰지 못해서 미안하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