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ex Sangwoo Kim Oct 20. 2015

뚱뚱했다...평생을

100키로 아저씨의 죽기 살기 몸짱 도전기   - Intro

내가 기억하는 나의 어린 시절은 뚱뚱했다.

내가 기억하는 20대의 나의 모습도 역시 뚱뚱했다.

내가 기억하는 2014년의 나의 모습 역시 뚱뚱했다.

 


2015 년의 나는 더 이상 뚱뚱하지 않다.



35살, 두 아이의 아빠, 한가정의 가장, 10년 차 직장인, 결혼 6년 차 남편이었다. 평생 뚱뚱했던 나는 뚱뚱한 것에 대한 불편함 같은 것은 없었다. 이미 일상이었고 생활이었다. 뭐 뚱뚱해도 귀엽기는 하지라고 나 자신을 위로하며 그렇게 살아왔다. 젊었을 때는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었다. 이름만 대면 방법부터 비용까지 줄줄줄 말해줄 수 있다. 물론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포기했다. 이제 20살 청춘도 아니고 어디 가서 아가씨를 꼬실 것도 아니고.. 굳이 다이어트를 할 이유가 없었다.

난 그냥 먹고 싶은 거 실컷 먹다가 죽으련다!  


어느 날 문득 정말 아무런 계기도 없이 딱 한 번만 정상인의 체격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만 말고 정상의 범주에 죽기 전에 한 번만 들어가 보고 싶었다.

몸짱 이런 거 말고.. 그냥 정상인..


그렇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죽기 살기로 다이어트와 운동을 시작했고  시작한 지 일 년 만에 드디어 난생처음 정상인의 범주에 들어오게 되었다. 아직도 갈길은 멀다. 정상인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난 이후에는 좀 더 욕심이 생겼다. 예쁜 옷을 입고 싶고 젊어 보이고 싶다. 비만인 20대 나의 모습보다 더 젊은듯한 지금 내 모습이 흐뭇하다. 더 멋있어 지고 싶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체력도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이렇게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니.. 이렇게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다니.. 신세계다. 이렇게 몸이 가볍고 상쾌한데.. 여태껏 왜 몰랐을까.. 왜 이렇게 살았을까.. 억울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신세계를 알려서 미래에 억울함을 방지해야겠다.


난 권상우 같은 몸이 아니다. 아직도 몸 여기저기에 살들이 붙어 있고 보통 사람들이 볼 때는 별거 아닌 비루한 몸뚱이 일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글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난 보통 100키로 동네 아저씨 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예인이 아니다. 

살을 빼면 수천, 수만 명이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주는 연예인이 아니다.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매니저의 관리를 받으며 하루 종일 운동을 할 수 있는 연예인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꾸역꾸역 출근을 해서 저녁까지 일하고

운동하고 늦게 들어가려면 4살 6살 꼬맹이들을 혼자 보고 있는 와이프 눈치를 봐야 되고

비싼 개인 트레이너는 꿈도 못 꾸고

응원은커녕 굳이 그 나이 먹어서 몸 만드느냐고 핀잔을 먹고

늘씬한 아가씨들이 예쁜 옷 입고 운동하는 강남 피트니스 클럽이 아닌

땀 냄새 나는 동내 헬스장과 길바닥을 뛰어다니며 운동을 하는

그냥 동네 아저씨

 이기 때문에  더욱더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노벨상 후보에 오르신 교수님이 하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강의가 너무 어려워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 같은 보통사람에게는 나랑 같은 학교를 다니던 조교의 설명이 훨씬 더 좋았다. 난 평생 뚱뚱햇다. 살과의 전쟁에서 35년간 패한 패잔병 이었다. 평생 체육시간이 제일 창피하던 학생이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잘해서 체대를 나오고 체계적으로 운동에 대해 배운 트레이너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왜 1주일 만에 포기하고 치맥을 먹는지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그런 사람이다. 전문적인 운동 지식도 지식이지만 왜 사람들이 포기하고 어떻게 하면 견뎌나갈 수 있는지 사람들이 흔이 하는 실수가 무었인지에 대해서 지난 다이어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글을 채워갈 생각이다


미천한 경험이지만 최소한 누군가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