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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angwoo Kim Oct 22. 2015

3개월 만에 몸짱을 만들어 주마!

100키로 아저씨의 죽기 살기 몸짱 도전기

3개월이면 권상우 같은 몸짱이 될 수 있다. 노홍철도 했고 정준하도 했고 이훈도 했다. 나라고 못할 것 없다. 아니.. 내가 장담한다.. 당신은 때려 죽여도 못한다. TV 에서 나오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얼마나 빨리 날씬해 졌는가에 집중하다보니 현실성이 없는게 사실이다. 가능할수는 있으나 희박하다. 지원자들에게 하루 여서일곱시간씩 운동을 시켜놓고는 방송에서는 요렇게 30분만하면 몸짱이 된다라고 구라를 친다.


안타깝게도 살은 하루 이틀에 빠지지 않는다. '하루 삼십 분 운동이면 몸짱 된다'. '연예인 4개월 몸짱 프로젝트', '쉽게 살 빼는 방법' 이런 것들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 인지 운동을 하면 할수록 느끼게 된다.


아래의 사진을 예로 들어보자.


연예인 이훈 씨가 4개월간 살을 뺀 기록이다. 120일 약 4개월 만에 보디빌딩 선수가 되어있다. 사람들은 이런 사진을 보고 4개월만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한 달을 못 버틴다. 4개월에 보디빌딩 선수가 되어있으려면 1달 하면 조금이라도 변화가 보여야 하는데 1달이 지났는데  몸짱은커녕 몸무게가 1키로도 안 빠지기 때문이다.


아니 그럼 이훈 씨가 포샵으로 대국민 사기를 친 것인가? 물론 보정은 들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120일 안에 보디빌딩 선수처럼 변한 건 사실일 것이다.

갑자기 했갈린다. 아니 그럼 이훈은 되는데 나는 못한다는 건가? 지금 나 무시하는겨?

무시하는 건 아닌데 틀린 소리는 아니다. 이훈은 되는데 우리는 안된다. 미안하다.


저 사진을 자세히 보면 답이 나온다. 첫 번째 Before 사진을 보자. 살이 쪄서 배가 나오긴 했다. 배를 좀 더 내민 느낌은 있지만 확실히 배가 나와있다. 근데 팔을 보면 어깨와 팔에 이미 경계가 지어져 있다. 가슴에도 확실한 라인이 있다. 어깨 근육도 상당히 발달돼 있다. 그렇다! 이훈은 이미 몸짱이었던 것이다!

이미 저 살 속에는 120일째 보였던 저 근육들의 상당수가 파묻혀 있다는 것이다. 그 근육을 만들기 위해 이훈 씨는 아마 몇 년이고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120일 동안 근육을 파묻고 있는 살들을 걷어낸 것이다. 이훈씨는 소위 바디빌더들이 말하는 cutting (운동기간에 잘 먹어 가면서 근육을 키우고 단기간에 극도의 다이어트로 지방을 덜어내는것) 을 한것이다.


수년간의 운동 노하우로 자기 몸을 완벽히 이해했을 것이고 지구력이나 운동 능력 역시 뛰어났을 것이다. 본업이 몸을 가꾸는 연예인이다 보니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운동을 했을 것이며 기본 근육이 많으므로 기초대사량 또한 엄청 높아서 살이 쭉쭉 잘 빠졌을 것이다. 게다가 매달 사진을 찍어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드는 책에 넣어야 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동기부여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이훈 씨가 죽기 살기로 4개월간 해서 만든 결과물이 책에 실린 것이다.


이건 마치 은퇴한 김연아가 다시 빙판으로 돌아와 4개월 열심히 훈련해놓고 4개월 만에 트리플 악셀을 완성했다고 선전하는 거랑 크게 다를게 없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훈씨같은 조건에서 4개월이나 걸렸으면 보통사람이 3-4개월에 몸짱이 된다는게 얼마나 허된 일인지를 이사진이 정확하게 증명하고 있다.


자 이제 실상을 볼 차례다. 마음을 다 잡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 필자의 숨기고 싶은 일년전 모습이다. ㅜ.ㅜ 첫 번째 사진을 찍고 약 한 달 반 만에 두 번째 사진을 찍었다. 보정 없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힘을 주지도 않았다. 평생 운동 경험은 전혀 없었고 숨겨진 근육 또한 없었다. 미국산 맥주와 고기로 찌운 순도 100프로 1등급 살이다. 하루에 두 시간에서 세 시간을 하루도 안 빼고 운동했다. 탄수화물을 거의 제거한 식단을 정확하게 지켰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정말 최선을 다한 한 달이었다. 그리고 이뤄낸 결과이다. 근데도 이모양이다. 사진으로 보면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면 크게 차이는 없었다. 주위 사람들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더 짜증 나는 것은 이달이 운동을 시작한 후 가장 큰 변화가 있던 달이 라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변화는 점점 더 천천히 일어난다.


조급해하지 말자.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거다. 지금 변화는 없지만 결국에는 변한다. 버티다 보면 결국에는 이길수 밖에 없는 게임인 것이다. 한 가지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항상 첫 달이 제일 힘들다는 거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다음달은 첫 달보다 쉬워질 것이며  그다음달은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첫 3달만 견디면  그다음부터는 운동이 할 만하다는 것이다. 딱 3 달이다. 처음에 죽을것 같던 30분 달리기도 3달후에는 가뿐하게 해낼수 있다. 한두시간의 운동시간이 괴로워 죽을것 같은건 처음 3달이다.


가장 힘들고 가장 긴 3개월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기간에 실패를 맞볼 것이다. 3개월 이후에도 버티고 있다면? 자랑스러워해라.. 다이어트의 5부 능선은 넘은 셈이다.


강한 놈이 버티는 게 아니고 버티는 놈이 강한 놈이다.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다이어트는 버티다보면 이길수 밖에 없는 확율 100%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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