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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Sangwoo Kim Nov 17. 2015

경찰버스를 때려 부수는 걸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뉴욕 이야기

요즘 미국은 백인 경찰과 흑인 범죄자들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얼마 전 무장도 하지 않은 흑인 용의자를 경찰이 총으로 수십 발을 쏴서 용의자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워낙 총기사고가 많이 나서 용의자가 총으로 용의자가 사살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지만 유독 흑인 용의자들에게만 강경하게 하는 백인 경찰의 진압 방식에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여론이 들고 일어났고 경찰은 당황했다. 모드 미디아들은 예전 기록과 흑인과 비흑인의 검문율까지 들춰내며 경찰이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앞으로 옷에 카메라를 달아서 모든 검거 상황이 녹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해결책을 내 놓았지만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나도 미국 경찰이 너무 고압적이라 이런 일이 한번 생겨서 무언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여론이 싹 돌아서 버렸다. 사망한 흑인을 추모하는 시위대가 흥분한 나머지 폭력 시위로 변해버렸다. 시위대들은 돌아다니며 주변 건물, 자동차, 경찰차등에 불을 지르고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미 과잉진압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찰들은 소극적으로 진압을 했고 그 와중에 경찰들이 부상을 당했다. 이 과정들은 모든 미디아로  생중계되었고 여론은 다시 경찰을 동정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TV 에  생중계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 이상 시위를 하는 시민이 아닌 폭력에 미친 범죄자 들이었다. 이때다 싶은 경찰은 부상자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때 맞춰 터진 경찰 사망사건을 부각하며 여론을 뒤집어 버렸다. 


결국 이 사건으로 무언가 바뀔 수 있었던 기회는 여론 악화로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은 경찰에게 좀 더 정당한 권리를 받을 기회를 소수의 폭력시위자 때문에 날려버렸다. 경찰들이 변화 계획을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여론이 자기편이 된이상 예전처럼 긴장할 필요는 없어진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게 경찰이 계획한 음모가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었다.


며칠 전 서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주말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은 경찰차를 때려 부수고 돌을 던지고 불을 지르는 시위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난 시위대들이 무슨 요구를 하는지 잘 모른다. 그 요구가 정당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글을 쓰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을 요구하는 방법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 같은 보통사람들은 시위대가 요구하는 요구조건을 들어보기도 전에 이미 불 지르는 시위대의 모습을 봐 버린 것이다. 그 이후로는 시위대가 무엇을 요구하던 그것은 정당한 요구가 아니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사태를 보게 된다. 


주최 측은 경찰의 과잉 진압이 폭력시위를 부추겼다고 했다. 하지만 미리 준비해간 도구들이 동원되는 것을 본 사람들에게 큰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과잉진압이 사실이었다고 해도 시위대들은 차분하게 자리를 지켜야 했다. 그랬으면 아마 이 시위의 결과나 여론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걸 두려워한 정부가 과잉진압을 해서 시위대들을 부추겼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이미 쟁점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요구사항이 아니라 시위가 폭력시위였는지 과잉진압이었는지로 집중되어 있다. 원래의 요구사항은 쟁점 밖에 되어버렸다. 경찰버스를 때려 부수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폭력은 어디서든 환영받을 수 없다. 시위대가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준비하지 않고 나라의 부름을 받고 고생하는 어린 전경들에게 줄 꽃과 생수를 준비했다면 어땠을까.. 딱딱한 헬멧과 방패 뒤에는 누군가의 어린 아들이 앳땐 얼굴을 하고 서있다는 걸 생각해 보았다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진압과정에서 중태에 빠진 시위대분도 빨리 완쾌하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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