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31일의 기록
그리운 푸쉬카르에 다시 가게 되었다. 도착해서 버스를 탈 지, 택시를 탈 지, 버스에서 한참 고민하며 기차에서 내렸다. 역에서 나가는 계단을 내려가는데 열 계단쯤 남았을까. 계단 출구 양쪽으로 릭샤왈라들이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계단에서 내려오니 아니나 다를까 내 곁으로 한 번에 4-5명이 달라붙었다. 마치 연예인에게 싸인을 요청하는 팬들을 맞는 느낌이랄까...
일단 현금이 없어서 역 바로 앞의 atm으로 가는데 릭샤왈라들은 우리가 도망가는 줄 알았는지 옆에서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분명 처음 릭샤왈라는 800을 불렀던 것 같은데 어느새 400루피가 되어 릭샤가 아닌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대신 짐을 차에 실을 수 없어 위쪽에 짐을 실었는데 끈이 없었다. 짐은 그냥 대충 얹은 채로 푸쉬카르로 이동했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었는데 아무런 분실물 없이 내려온 걸 보면 베스트 드라이버가 틀림없다.
이번 숙소는 우인이가 찾은 곳. 항상 가트의 위쪽에 숙소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가트 아래쪽이었다. 사실 여기까지 걸어와본 적도 없던 것 같은데 말이다. 숙소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너무나도 많다.
첫 번째, 배드민턴 코트. 두 번째, 창문으로 호수가 보이는 위치. 세 번째, 호수로 바로 이어지는 문.
배드민턴 코트가 있어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쨍쨍을 만났다. 배드민턴으로 점심 내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잔뜩 보냈다.
처음에 우리가 예약한 방은 창문도 없고, 뭔가 우울한 느낌이 들어서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호수가 보이는 방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침대 바로 옆의 창문으로 호수가 보이는 게 행복이었다. 눈 뜨자마자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게 행복이지 뭐겠어! 그리고 1층에 가트로 이어지는 문이 있어 아무 때나 나갈 수 있다. 물론 자주 나가지는 않았지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
사실 푸쉬카르에 볼거리가 다양하지는 않다. 호수, 산 위에 있는 템플, 외에도 뭔가 더 있겠지만 내가 아는 건 이게 다이다. 푸쉬카르에서 뭘 봐야 하냐고 묻는다면 내가 추천하는 건, 뮤즐리, 팔라펠 그리고 쇼핑이다. 아침마다 뮤즐리를 먹고 메인 거리를 산책하다 카페에 들어가 호수를 바라보며 진저티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팔라펠을 점심으로 먹은 후 시장에서 쇼핑을 하면 딱이다. 그동안 내내 참았던 물욕을 여기서 풀 수 있다. 이제 여행 막바지니 잔뜩 사도 괜찮다.
나의 쇼핑 목록
왁스실 9롤
비즈 잔뜩
후원자 선물용 히말라야 립밤
히말라야/바이오티크 크림 > 내꺼
노트
백팩 하나
개인적인 물품도 있고, 후원자들을 위한 선물도 있다. 왁스실은 사가면 팔찌 만들어서 선물할 수도 있고, 팔찌 수업/판매로 용돈벌이도 가능하니까!
역시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재밌다. 도착만으로도 기분 좋은 푸쉬카르 1일 차가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