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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봄 Mar 15. 2024

맛과 멋의 고장, 인도의 자이푸르

단기여행자라면 꼭 가야 할 도시

인도에서 가장 별로였던 도시를 꼽으라면 조드푸르, 자이푸르 두 곳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주일새 두 곳을 모두 오게 되었다.


자이푸르를 별로라고 생각한 이유는 하와마할 밖에 볼 게 없다고 생각했고, 기억에 남는 건 닙스의 초콜릿 디저트, 라씨왈라의 스윗라씨 등 맛있었던 음식이 다였다. 우다이푸르에서 만났던 정욱님이 추천했던 자이푸르 명소 몇군데가 생각나서 암베르 성에 가보기로 했다. 이렇게 갈 곳이 많은데 7년 전에는 왜 하와마할만 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침으로 간단하게 라씨를 먹고 곧바로 탄두리치킨을 먹으러 갔다. 라씨왈라는 1944년에 문을 연 오래된 라씨집이다. 바로 옆에도 라씨집이 두 곳 더 있는데 원조는 스윗라씨, 솔트라씨 두 종류만 판다. 이게 원조지! 스윗라씨는 우리가 아는 그 맛. 하지만 커드를 올려 훨씬 맛있다. 솔트라씨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소금커피를 생각하고 시켰는데 향신료가 잔뜩 버무려진 라씨였다. 우리 중 인도 음식 제일 잘 먹던 수민이도 한 입 먹고 포기했다.

아메르포트 전경

우버를 타고 아메르포트로 이동했다. 라씨부터 탄두리치킨까지 너무 든든하게 먹은 탓인가 잠이 쏟아졌다. 비몽사몽 한 채로 아메르포트에 도착해 우버에서 내렸다. 보자마자 ‘우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는데 엄청난 성의 크기에 압도되었다. 성벽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는 다양한 상인들이 있었다. 과일이나 장난감을 파는 사람도 있고, 체중계에 올라가면 몸무게를 재주는 상인도 있다. 인도에는 별별 상인들이 있는데 몸무게를 재는 건 정말이지 신기하다. 우리나라처럼 집집마다 체중계가 있지 않으니 이렇게 밖에서 몸무게를 잴 수 있도록 하는 거겠지?


티켓을 사서 암베르 성 안으로 들어갔다. 인도 몇몇 지역에서 오래된 성이나 사원을 구경하면 각 지역마다 다른 느낌이 든다. 건축재료부터 양식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하얗고 깨끗하다는 느낌이 드는 성이었다. 일단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주위를 내려다보는 풍경이 기가 막힌다. 성벽의 전체 길이가 2km에 달하는데-현지 가이드에게 물어봤다-성벽 전체를 따라 걸어도 좋을 것 같았다. 저 멀리 산의 모습과 길게 이어진 성벽. 재미없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자이푸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성 안을 들어가면 큰 정원이 있다. 정원 앞쪽에는 거울이 벽에 조각되어 있다. 각 벽마다 다른 문양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인도 자체의 느낌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벽에 그려진 문양이나 조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다.


미로 같았던 성을 빠져나와 잘 마할로 이동했다. 호수 한가운데에 있는 잘 마할은 워터팰리스라고도 불린다. 어떻게 호수 한가운데에 성을 지을 생각을 했을런지, 타지마할도 그렇고 인도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잘 마할


다음은 자이푸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축물, 하와마할을 보러 갔다. 예전에 갔던 루프탑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웬걸... 입장료에 시간제한까지 생겼다. 게다가 줄을 한참 서야 한단다. 덥고 지친 상태라 그렇게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바로 내려왔다. 사실 그냥 가기에는 아쉬워서 내려가는 길 계단이자 다른 가게로 가는 통로에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쿨하게 ’노 프라블럼!‘을 외치셨다. 그분들의 배려로 사진을 몇 장 남길 수 있었다. 오히려 좋아!

하와마할

‘바람의 궁전’이라는 별명이 있는 하와마할은 케트리 마할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 성 안에 있는 여자들이 성 밖을 볼 수 있게 하려고 무려 창문을 953개나 냈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공기가 순환되며 시원한 바람이 들어올 수 있다. 앞에서 보면 웅장하지만 옆에서 보면 그냥 벽이 하나 세워져 있는 모습이다. 다음에 자이푸르에 다시 온다면 시티팰리스에 꼭 들어가 봐야겠다.


오전부터 더운 날씨에 부지런히 돌아다녀서 지쳐버렸다. 카페에 가서 디저트도 먹고 저녁까지 해결하고, 분위기 있는 펍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하고 그럭저럭 괜찮은 곳에 갔다. 스포츠 펍이었는데 이런저런 게임할 만한 게 많아서 잘 놀다 왔다. 그리고 인도에서 두 번째 비를 만났다. 패기 있게 숙소에서 자이푸르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는데 비가 와버려서, 그것도 꽤 많이 와서 결국 우버를 타고 역으로 이동했다.

이제 진짜 마지막 도시, 다시 델리로 간다.

기차역 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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