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리, 정돈, 청소는 다른 건가요?
네. 셋은 비슷한 결과물을 보이기에 비슷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셋은 엄연히 다릅니다.
정리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겁니다. 쓰레기, 쓰지 않는 물건 등을 버리는 것이죠. 셋 중에 사람들이 제일 하기 힘들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동안 안 쓰면 버리라는 말이 유행했었죠. 그건 정리를 말하는 겁니다. 하기 힘들지만 가장 드라마틱한 결과를 나타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건 차차 진행합니다.
정돈은 정리하고 남은 물건을 꺼내고 집어넣기 편하게 제자리를 잡아주는 과정입니다. 정리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지만 틀을 잡아가는 과정이라 이것도 시간이 좀 걸립니다. 가끔 정리는 못해도 테트리스에는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버리지 못해서 물건을 이고 지고 사는 대신 물건 쌓기를 택배 기사님들 못지않게 잘하시는 분들이죠. 하지만 공간에 꼭 맞게 물건을 끼워 넣으면 물건을 써야 할 때 꺼내고 다시 집어넣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공간이 꽉 막혀 있어서 답답한 느낌이 들죠. 물건은 공간의 70퍼센트를 넘지 않게 수납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가 안 되면 정돈이 되어 있어도 답답해 보입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버리는 겁니다. 버리기만 잘해도 뛰어난 정리정돈 스킬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청소는 먼지, 오염, 자국을 없애는 겁니다. 정리정돈을 못해도 청소는 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 정리정돈이 안 되면 청소가 번거로워지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시간이 많다면 정리를 먼저 권합니다만 일단 쉬운 것부터 먼저 해 보도록 합시다.
2.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쉬운 행동
(1) 설거지
일단 설거지부터 합니다. 너무 쉽죠? 청소를 한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 걸 생각해서 시작부터 두려울 수 있는데요. 청소는 쓰레기, 오염된 것, 얼룩을 없애는 과정일 뿐입니다. 설거지는 뭔가요? 그릇을 오염 없는 상태로 바꾸는 거잖아요? 일단 설거지를 합니다.
그전에 식기건조대에 올려져 있는 마른 그릇을 제자리에 넣어 주세요. 설거지는 빈 그릇에 물을 받은 후 세제를 한두 번 짜서 그 물로 하시면 잔여물도 거의 남지 않고 세제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2) 세탁기 돌리기
쌓인 빨래가 있다면 세탁기를 돌립니다. 세탁기가 돌아갈 동안에는 음식물 쓰레기(싱크대 배수구 포함)를 버리고 오거나 재활용품을 버리고 옵니다. 아직 날짜가 되지 않았다면 모아서 버리기 편하게 한 곳에 잘 정리해 둡니다. 재활용품을 모아 두는 수납용품은 따로 살 필요까지는 없고 종류별로 비닐에 잘 담아 택배박스에 잘 모아놓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3) 바닥에 놓인 물건 치우기
바닥에 물건을 두지만 않아도 집은 훨씬 정갈해 보입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물건들은 다 제자리에 넣으세요. 어디 둘지 몰라서 바닥에 방치되어 있다면 물건에 제자리가 없는 겁니다. 물건에 제자리를 정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습관이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또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이건 좀 더 뒤에서 말씀드릴게요.
제자리가 없는 물건이라면 일단 큰 박스 하나를 가져와서 그 안에 다 넣으세요. 옷 같은 건 구겨지니까 옷걸이를 가져와서 다 거세요. 의자 등받이에 거는 거, 러닝머신에 거는 거 다 안 됩니다. 반드시 옷장이나 행거에 거세요. 입던 옷이라 옷장 안에 거는 게 찜찜하시다면 벽 옷걸이에라도 거세요. 아니면 옷장 안에 공간이 좀 남는다면 빈칸을 만들어서 거기에 한꺼번에 거세요. 그리고 세탁한 옷과 섞이지 않도록 하세요.
(4) 상판에 놓인 물건 치우기
바닥에 이어 상판에 놓인 물건을 치울 차례입니다. 여기서 상판은 싱크대, 화장대, 책상 등 뭔가 작업을 할 수 있는 넓고 평평한 가구의 윗면을 말합니다. 바닥과 상판은 거의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하는데 바닥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이고 상판은 작업을 하는 사람의 손이 왔다 갔다 해야 하고 그에 따른 필요한 도구들이 적절한 위치에 놓여 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절대 쓸데없거나 생뚱맞은 물건이 놓여 있으면 안 됩니다. 예를 들면 책상 위에 빗이 놓여 있다거나 하면 바로 치웁니다. 책, 필기구들이 쌓여 있다면 책은 책꽂이로 필기구는 연필꽂이로 보냅니다. 자잘한 물건들은 작은 서랍을 두고 안에 넣어버립니다.
(5) 먼지 제거하기
집에 먼지떨이가 있다면 먼지를 떨어내줍니다. 먼지는 탈탈 터는 게 아니고 떨어뜨리는 겁니다. 타조털이나 양모로 만든 먼지떨이가 있다면 가전이나 가구에 쌓인 먼지를 일정한 방향으로 쓱 닦아내듯 먼지를 모아 줍니다. 그리고 밖에서 먼지를 떨어뜨려 주세요. 특히 가전제품 주위에 먼지가 장난 아닙니다. 먼지떨이가 없다면 마른 극세사 걸레로 일정한 방향으로 닦아주어도 좋습니다. 젖은 걸레는 먼지가 딱 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청소기를 돌립니다. 바닥에 놓인 물건이 없다면 청소기 밀기가 수월하겠죠. 청소기가 없으면 밀대도 좋습니다. 사실 전 밀대 청소를 더 선호합니다. 전기도 안 들도 조용하고 먼지도 안 나니까요. 걸레를 적당히 짜서 밀대에 끼운 후 일정한 방향으로 밉니다. S자 모양으로 밀대를 한 방향으로만 밀면서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밀다가 얼룩이 보이면 그 부분만 손걸레로 닦아 줍니다. 방 전체를 손걸레질 하면 늙어서 고생합니다.
(6) 화장실 청소하기
아마 집에서 제일 청소하기 싫은 장소를 꼽으라면 화장실일 겁니다. 하지만 집에서 가장 청결해야 하는 부분도 화장실이죠. 그리고 싱크대입니다. 왜냐하면 물을 쓰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청소에 소홀하면 금방 분홍색 곰팡이가 생깁니다. 분홍색 곰팡이는 그래도 청소가 쉬워요. 하지만 검은곰팡이는 제거가 힘듭니다. 미리 닦아주는 겁니다.
화장실은 세면대, 변기, 바닥 세 군데가 제일 지저분합니다. 벽은 자주 닦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매일 닦아야 하는 곳은 세면대, 변기입니다. 세면대 주변에 매직 블록을 두고 양치하면서 슬슬 문질러 주세요. 수전도 치약을 묻혀 닦아줍니다. 거울도 문질러 주고요. 거울엔 물 자국이 남으니 스퀴지로 물기를 제거해 주면 물 얼룩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시간이 많다면 마른 극세사 걸레로 문질러 주세요. 거울에서 광이 날 겁니다.
변기는 변기 옆에 흡착 고리를 붙여 놓고 변기솔을 걸어 두시고 수시로 닦으세요. 저는 일회용 수세미를 수납장 안에 두고 한 장 뜯어서 변기를 닦고 버립니다. 편한 방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편하게, 자주. 이게 화장실 청소의 원칙입니다.
바닥은 가끔 락스 뿌려서 운동화 솔로 벅벅 문지르면 유지됩니다. 아니면 샤워 끝나고 나서 씻은 김에 바닥도 뜨거운 물 뿌려 가며 청소솔로 문질러 줍니다. 바닥은 세제를 자주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만 줄눈에 곰팡이만 좀 신경 써 주세요. 힘들여 청소하기 싫으신 분은 유튜브 ‘매직청소 TV'에서 추천하신 바이칸 청소솔도 좋습니다. 빗자루로 먼지를 물에 쓸어내리면 힘도 별로 안 들이고 쉽게 청소 가능합니다.
자, 이제 기본은 끝났습니다. 이 정도만 돼도 보기 좋아졌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