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힙합을 이해하기 위하여,
< 쇼미더머니 > 시리즈가 10~20대를 중심으로 퍼졌다면 이번 < 고등래퍼 2 >의 수요층은 3, 40대까지 포용한다. 실제로 현재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병재, 김하온의 댓글 분포를 분석한 네이버 TV의 자료를 보면 그 수치가 더 확실하다. 김하온은 전반적으로 10~40대까지 고른 사랑을 받고 있고, 이병재 역시 젊은 층의 관심이 더 높긴 하지만 과거 래퍼에게 쏟아진 열기에 비춰보았을 때 30, 40대의 열광이 전에 비해 월등하다.
이는 < 쇼미더머니 >, < 언프리티랩스타 >, < 힙합의 민족 >등으로 이어지는 힙합에 대한 관심이 양면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나친 자기과시, 여성 비하적인 가사, 욕설, 각종 사회 문제에 얽히고설킨 래퍼를 통해 일정 부류의 반감을 사 오던 힙합이 현재 우호적인 양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서태지의 ‘난 알아요’로 수입된 랩이 아이돌 음악의 한 파트에서 현재 한국 대중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기까지 힙합은 많은 논쟁거리를 몰고, 대중의 관심과 함께 했다.
< 지금 여기 힙합 >은 그 전반적인 사례와 배경에 주목한다. 힙합이 어떻게 흑인 문화에서 출발하게 되었는지, 미국에서 음악이 지역에 따라 어떤 성향을 띄는지 설명하며 한국의 상황에 집중한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의 기초적인 지식을 통해 이해를 돕고 몇몇 키워드를 통해 힙합의 전반을 세분화해 들여다보기 때문에 매 텍스트는 날카롭게 생각해볼 거리를 전달한다.
장르 개괄서의 측면이 아닌 지금 힙합이 지닌 마찰과 만들어져 있는 외관을 직접 바라보는 식의 접근은 흥미를 높인다. 블랙넛이 어떤 계층의 총애를 받고 있는지, 그가 대변하는 정체성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있는지를 비롯한 한국 힙합 신에서 여성이 이미지화되는 과정을 풀어낸 부분은 힙합을 넘어 사회 속 성의 위치를 재고시킨다.
< 쇼미더머니 4 >에 큰 논란을 몰고 왔던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의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에 눈살을 찌푸리고, 스윙스의 고 최진실, 창모의 대구 참사를 거칠게 끌어온 라임에 힙합을 밀어냈던 사람들. 혹은 가사의 수위를 어느 선까지 창작의 자유로 인정해야 하는 가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던 자들. 또, 혹은 도대체 한국의 힙합은 무엇인가 궁금했던 이들에게 글은 문화를 주관 있게 바라볼 해법을 준다. 우회하지 않고 지금, 여기, 힙합을 직선적으로 풀어낸 책 < 지금 여기 힙합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