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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선생 Jul 23. 2023

선생님을 애도합니다.

한 교사의 죽음이 아니라 모든 교사의 고통입니다.


7월 18일, 소중한 생명이 하늘로 갔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지만 같은 교직에 있던 분이라는 것만으로도 교사 모두의 마음을 흔들만한 일이었습니다.


교사들이 해당 초등학교에 모여 하늘로 간 선생님을 애도했습니다.

아침마다 교문을 들어서며 힘들어하고, 이 공간에서 많은 고민을 했겠구나 싶어서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선생님을 지켜주지 못한 학교도, 나라도 원망스러웠습니다.     


포스트잇에 쓰인 한 선생님의 글귀를 보고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제는 교직을 떠나는 것이 꿈이 되었다.”


한 초등교사의 죽음이 이렇게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한 선생님의 일이 아니라 교사 모두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밖으로 목소리를 내진 못했지만 많은 교사들이 크고 작은 학부모의 민원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교육활동을 할 때 아동학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한 교사들은 민감한 학부모나 학생을 만나면 아동학대 교사로 전락합니다.

숙제를 조금 더 내줘도, 아이들을 꾸중해도, 조금만 큰 소리를 내도 아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죄로 교사는 아동학대 범법자가 되어버립니다.

학생의 인권은 존중받지만 교사의 인권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차라리 애들이 잘못하든 말든 그냥 눈감고 넘겨야 한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이가 교사를 때리거나 달려들어도 아이의 몸에 손을 대면 안 됩니다.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아이의 손이라도 잡는다면 교사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세상입니다.

법을 아는 사람들은 교사를 더 압박합니다. 교사들이 아동학대라는 것에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알고 그걸 빌미로 교사를 압박하고 자신의 아이들을 지키려 애씁니다.

이것이 과연 자녀를 지키는 일인가요?     


교사에게 반말 섞어하는 학부모도 많습니다. 교사가 학부모에게 반말 섞어했다간 큰일 나지만 학부모의 막말과 반말에 교사는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자존감이 떨어지지만 그냥 한숨과 함께 넘어가고 또 넘어갑니다.     

서로 존중하고 웃으며 응원해 주면 안 되나요?

아이들 잘 키우려고 하는 마음 똑같은데 말이에요.


요즘 교권침해 사례는 꽤 많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뉴스들이 특정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학교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수록 교사들은 의욕이 떨어지고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느낍니다. 열심히 하자가 아니라 적당히 하자의 마인드로 변해갑니다.


교사가 되고 싶어 열심히 노력했는데, 아이들이 좋아서 이 일을 선택했는데 요즘의 학교는 교사에게 너무나 불리하고 힘든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진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한 교사의 일이 아니라 교사 모두의 일이기에 교사들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 바로 세우지 않으면 공교육은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서기 어렵습니다. 교직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후배 교사들이 교사직을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공감이 되는 슬픈 현실입니다.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교사들 많습니다. 그리고 교사도 사람이고 어느 집의 귀한 자식이며 가족입니다. 자녀를 지키기 위해 교사를 공격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멈춰야 합니다. 일부 학부모의 만행인데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와 좌절이 너무 큽니다. 교사를 지켜줄 사회 분위기가 꼭 만들어지길 기도합니다. 이렇게 호소해야 하늘로 가신 신규 선생님과 동료교사들에게 조금 덜 미안할 것 같습니다.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어야 합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학교와 사회는 각성해야 합니다.

교사가 학교에서 죽음을 선택한 이유를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꽃다운 나이에 힘든 일을 겪은 선생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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