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by 도리

세상은 나에게 말했다.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먼저 꺼내지 말라고


관심 없는 하소연조차

더 큰 리액션으로 반응하라고


타인의 아픔에 같이 오열하고

설움에 함께 무너지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조금씩 지워 갔다


뭐가 나를 아프게 만드는지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그들의 이야기에 반응하면서도

정작 내 안의 외침에는 침묵했다


스스로 자신과 단절해 가며

그렇게 청력을 잃어갔다


내 생각도

내 감정도


누군가를 위해,

또 누군가에 의해


쓰여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평가만을 위해 살아가는


오늘도 나는 타인을 위한

AI가 되어 살아간다


'안녕? 오늘은 왜 그렇게 슬퍼 보여?'


나는 여러분이 원하지 않은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의도를 반드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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