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 밤이었어.
구름까지 껴서 전혀 앞을 볼 수 없었지.
내가 지금 어딜 걷고 있는 건지
어디까지 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로 걷고 또 걸었지.
이유는 없었어.
그냥... 집에 가서 쉬고 싶었어...
그렇게 걷다 보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뭇가지에 긁혀 찢어지고
몸이 만신창이가 돼서
정말 말이 아닌 거야.
그렇게 걷고 걷다 앞을 바라봤을 때
어둠 끝에 희미한 불빛 하나가 보이더라.
'저기다!'
어디서 나온 확신이었을까?
우리 집에서 나온 불빛이라고 확신한 나는
뛰기 시작했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여전히 작은 불빛 말고는 보이지 않지만
그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을 향해
미친 듯이 뛰었어.
불빛을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덧 도착한 그곳은 역시 우리 집이 맞았어.
드디어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웃으며 현관을 열었지.
'꼴이 이게 뭐야?'
여기저기 찢기고 다친 내 모습을 본 아내는
걱정 어린 눈빛으로 나에게 물었어.
나는 웃음 지며 말을 했지.
'다녀왔어! 너무 깜깜해서 다치긴 했지만 무사히 잘 다녀왔어!'
아내는 나를 끌어안고 토닥이며 말했어.
'고생했어 이제 좀 쉬어.'
혹시 지금 어두운 골목에서 길을 잃고 헤매진 않아?
언제 밝아올지 모를 아침만 기다리며
어둠 속에 더더욱 숨어들어가고 있진 않니?
크게 한번 심호흡하고
기지개도 켜고
덤덤한 마음으로 잘 찾아봐
희미한 그 불 빛이
우리 집에서 흘러나온 것인지
다른 집 것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발길을 옮겨봐.
너무 힘들었잖아.
너무 지쳤잖아.
얼른 가서 쉬어야지.
그리고 집문을 열며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해줘
'잘 다녀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