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울어버린 나의 기록

꺽꺽

by 똔또니


어제까지만 해도 퇴사 버튼을 누르고 싶은 마음이었다.
세상이 죄다 내 탓인 것 같고,

책임이 나를 물어뜯고,

마음이 부서져서 손바닥 위에 가루처럼

흩어져 있었다.


그런데 한껏 울고 난 뒤,

묘하게도 다시 자리에 앉고 싶어졌다.
그들보다 오래. 그들보다 끈질기게.

그렇게 버티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왜 그렇게 힘들어하느냐고.
연예인들은 온갖 욕을 먹고도

잘만 버티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건 비교가 아닌 착시다.
그들은 거대한 팀과 시스템,

돈과 보호막 속에서 욕을 필터링하며 산다.


나는 맨몸으로, 맨 마음으로,

모든 화살을 그대로 맞고 살아간다.


그래서 아픈 게 당연하다. 힘든 게 당연하다.


그들과 내 방탄조끼는 두께가 다르다.


나는 다시 출근한다.
퇴사를 검색해 놓고도,

아침이 되면 눈을 뜨고 아이를 챙기고,

회사 문을 다시 밀고 들어간다.


매일 울고 싶은 마음을 품은 채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건 무너짐이 아니라 회복력의 또 다른 얼굴이다.

울음은 사실 고장 신호가 아니다.
시스템이 과열될 때 자동으로 열을 방출하는 환기구 같은 것이다.
울고 나면 다시 숨 쉬게 되고,

다시 살아낼 힘이 미세하게라도 남는다.
나는 그 힘으로 오늘도 버틴다.

삶이란 결국 이런 것 같다.
어제 무너져도 오늘 다시 일어나고,
오늘 울어도 내일 또 걸어가고,
그렇게 이어지는 작은 생존의 반복.

나는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 사람이다.
버티고, 다시 서고, 울고, 그리고 또 버틴다.
이 기록은 그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한 메모다.

울어도 괜찮고, 흔들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나는 오늘도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실 도피하듯 떠난 여행에서

바다를 보고, 눈물을 참고, 다른 풍경을 감상하고.


그럼에도 아직 용기는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일단 지내본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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