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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송희 May 05. 2021

소중한 선물

어린이날에 해보는 선생님의 행복한 상상

내방 한쪽 벽을 장식한 선물들.
문구점에서 용돈으로 샀다는 스티커(왼), 직접 자른 하트모양 종이와 뒷면을 하트로 가득 메운 빼빼로 그림 카드(오)
수줍게 건넨 간식들 :)

나는 프로(?) 쓰리 잡러다.

글을 쓰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학원에서 아이들에게(6세-10세) 한글과 독서논술, 그리고 동화책 쓰기(창작)를 가르치는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인 동시에 학생이기도, 또 선생이기도 한 셈이다.)

아이들은 종종 내게 자기가 먹으려고 아껴두었던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기도 하고, 용돈으로 직접 산 스티커를 나눠주기도, 또 그림을 그려 선물해주거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른 하트 모양 종이를 내 바지 뒷주머니에 꽂아두고 선물이라며 웃어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내겐 너무나도 큰 힐링이자, 선생으로서 사명감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경험들이다.)
출근을 하면 종종 수업 시간 외에 복도에서 아이들을 마주치곤 하는데, 가끔 선물 준 아이들과 마주치면 나는 '너희가 준 선물을 이렇게 보관하고 있다.'는 후기를 자랑하면서 보여주곤 한다. 이건 밋밋한 나의 일상에 크나큰 낙인데, 나의 너스레에 "우와아" 하면서 초롱초롱해지는 아이들의 눈빛을 도무지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제가 건넨 마음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몹시 반가운 일인 듯 반응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아주 먼 훗날, 시간이 흘러서 그 아이들이 자기 어린 시절을 뒤돌아볼 때, 문득 '아, 그때 내가 준 선물로 생색내던 선생님이 있었지 ㅎㅎ' 하고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런 날이 온다면 난 성공한 인생을 산 것일지도 모른다고, 벽에 붙은 선물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아마도 이 마음은, 너무나도 큰 욕심이겠지. 그래도 내겐 행복한 상상이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의 행복을 염원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간절한 마음이지만, 내가 조금이나마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이 감정을 먼 훗날의 내가 돌아볼 수 있도록 글로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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