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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펀치 Apr 01. 2019

야구의 계절

올해는 잘했으면 LG TWINS

축구 어쩌고 저쩌고 했지만 어쨌든 내 본진은 야구. 2019년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작년에는 사실 밤 근무기도 했고, 이래저래 새 부서에 적응한답시고 야구를 잘 못 봤다. 다 핑계에 불과할 뿐이지만 어쨌든 그랬다. 고작 스코어 확인이나 하는 정도였고, 성적이 초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자 열 받아서 관심을 좀 꺼버렸던 것도 있다. 야구 적금을 LG로 들어서 더 열 받았던 것도 좀 있고.


올해는 개막전부터 (아직까진) 꾸준히 챙겨보고 있는데, 이래저래 뭉클한 지점들이 생긴다. 사실 야알못이라 아직 야구 보는 눈이 아직 유치원생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불타오를 수 있는 건 내가 야구의 그 '스포츠성'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매번 좋은 스코어로 신나는 것도, 딱히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만한 에너지를 한 경기에 쏟을 수 있는 이유는 어쨌든 매 경기가 지닌 혹은 그 경기가 모였을 때 만들어내는 어떤 '스토리'라고 생각하는데, 올 시즌은 초반부터 어떤 스토리라인이 잡혀가는 느낌이랄까.


우리 선수들이 '팀 퍼스트' 정신으로 등번호만 새겨진 간지 터지는 검니폼을 입고, 그렇게 승률 낮다는 개막전을 이겨 신나 하는 모습이라니. 그리고 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의 환호성. 오래 기다려왔던 봄을 맞는 것처럼 햇빛도 그날은 LG의 편이었다.


3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경기의 역전승 짜릿함도 그랬다. 9회까지 사람 속 터지게 하다가, 역시 '야구 모른다!'는 말을 외치고 자리에서 튀어 오르게 만든 어제의 경기. 뭔가 그런 경기를 보고 나면 내 삶에도 이런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이런 반전이 있지 않을까 두근거린다. 그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하고.


물론 보통의 경우엔 끝난 건 끝난 거고, 야구 안다-지만, 그냥 그렇게 만화적인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약간은 행복해진다. 스포츠는 만화 같다. 꿈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 스탯이나 룰은 좀 몰라도 이건 제대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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