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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펀치 Apr 09. 2017

'내키는 대로' 쓴 글

-최민석 작가의 [베를린 일기]


출처 네이버 책


이 글은 멍청하게도 오후 8시에 콜드브루 그란데 사이즈를 원샷한 뒤 잠이 오지 않아 새벽 4시까지 뜬눈으로 지새운 뒤, 뭐라도 해야 잠이 오겠다 싶어 일어나 앉아 쓰고 있다. 살짝 배가 고파오고 찬장 안에 쌓여 있는, 이마트에서 하나 500원에 대량 구매해 온 도시락 사발면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나레기여 참아야 한다.


어렸을 땐 인생을 최대한 계획적으로 살고 싶었다. 이번에 이걸 하고, 마치고 나면 저걸 해서 나중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인생이란 게임은 절대 내가 그렇게 되도록 방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보다 금방 깨닫게 됐다. 계획에 배신당한 이후로는 계획하는 것을 포기했다. 되는대로 살지 뭐, 눈 앞에 있는 일들을 해결하고 마음 가는 대로 살다 보면 그냥 어느새 지금의 내가 되어 있었다.


솔직하고 격식 없는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나도 그 안에서 함께 노는 듯 유쾌하고, 고민과 생각이 날것 같이 생생하다. 쉽지만 꼭 가볍게 읽히지만은 않는, 이 분홍의 발랄한 책을 읽어내리다 보면 '최민석 일기체'에 중독되게 된다. 내키는 대로, 대애충 갈겨쓴 듯한(실제로 갈겨씀) 느낌이 오히려 따뜻하고 좋다.


책에서는 달큼한 갱지 냄새 같은 게 난다. 기억은 냄새부터 온다고, '딱 이 냄새가 나던 책이 있었는데' 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어렸을 때 보던 만화책 냄새 같기도 하고, 신문 냄새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달콤하다. 이 글을 쓰면서도 혹시 생각날까 해서 몇 번이고 다시 들춰 킁킁댔다.


몇 번이나 킥킥대고 웃었다. 내키는 대로 산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내키는 대로 걷다 보면 때로 굉장한 일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 일상은 살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살아 내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때로 그 일상이 다시 살고 싶은 대상이 되기도 하기에, 살아내야 하는 오늘을 무시하지 않으려 한다. 소중한 날로 이어지는 다리는 필시 평범한 날이라는 돌로 이뤄져 있을 것이다. 보잘것없는 돌 하나를 쌓은 밤이다. 필요한 날이었다.
"하지만 최민석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재미’에 있지 않다. “진정성과 패기”(문학평론가 김미현), “삶의 진실에 더 바짝 다가서려는 열정”(소설가 정미경),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진정성을 향한 열망”(문학평론가 정영훈), “절실함과 진심”(문학평론가 강유정). 하나같이 입을 모아 ‘진심’, ‘진실’, ‘진정성’을 말하는 이 찬사들은 최민석 작가에게 쏟아진 것들이다. 우리는 최민석의 허풍에서, 입담에서, 구라에서, 진실과 진심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그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다." (출처- 네이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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