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1박 2일 동안 전주에서 U8 아이스하키 대회가 있었다. 물론 우리 팀도 참가를 해서 지난 주말을 전주에서 보내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 대회 때문에 전국을 떠돌지만, 막상 어디를 갔다 와도 남는 건 얼음판뿐이다. 어딜 가서 관광을 하는 건 사실상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에..
하여튼, 큰 기대를 안 했지만 Div 평가전에서 예상밖의 호성적을 거두며 Div 2에 배정이 되었고, 지난 주말 Div 대회가 치러졌다. 결론부터 보면 조 1위로 결승에 갔으나 결승에서 지면서 최종적으로는 준우승을 하였다. 하지만 골리 1명, 플레이어 6명으로 단출하게 간 우리 팀은, 플레이어들은 계속 쉬지도 못하고 경기를 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대회를 치르면 아이들이 한 뼘 커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냥 drill 연습만 하고, 친선경기를 하다가 대회를 치르면 우승이라는 목표와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한데 어울려져 한 단계 커가게 된다. 어떤 운동이던 비슷하겠지만, 대회나 시합을 많이 할수록 실력이 늘게 되는 건 똑같은 것 같다. 결승전에서 지고 시무룩하게 나오는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 또 다음 대회를 기대하게 된다.
대회를 치르고 나면, 두 가지 분류가 생기게 된다. 첫 번째는 가능성을 보고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해 소위 달리는 집이 나오기도 하고 두 번째는 이게 안될 것이구나.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마음에 접는 집이 나오게 된다. 왜냐하면, 친선경기와는 다르게 대회는 결과는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어쩔 수 없이 잘 타는 아이들의 ice time이 더 많이 마련이다. 잘 못 타는 아이들의 경우는 심하게는 1초도 얼음을 못 밟아보고 경기가 끝나는 아이들도 있다. 결국은 아이스하키를 대하는 온도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1주일에 10번을 타는 친구와 1주일에 1번 정도 타는 친구의 실력은 차이가 나기 마련이고, 이런 차이가 중요한 대회에서 경기를 많이 뛰냐 적게 뛰냐의 차이가 된다. 하지만 부모들은 우리 아이도 열심히 연습했는데, 한 번도 못 나오는 경기에 실망도 하고 원망도 하고 그런다. 그렇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1주일에 1~2번 타는 아이가 1주일에 10번 타는 아이보다 잘하는 것도 힘들거니와 경기에 더 많이 나오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1주일에 1~2번 타는 집 부모들은 이게 아니구나 하고 접거나 혹은 우리 애도 경기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여 1주일에 5~6번 정도로 횟수를 늘리기도 한다.
그렇게 개미지옥에 빠지게 된다.
우리 애들도 큰애는 많이 탈 때는 1주일에 9번 정도 탔는데, 이제 4학년이기도 하고 다른 학원들이 많아지면서 요새는 1주일에 4~5번 정도 타고 있다. 이것도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거의 절반으로 줄인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줄이자니 너무 쳐질 것 것 같아서 불안해서 더는 못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큰애는 Div1을 뛰고 있는데, 우리 팀에서 거의 Div 1의 끝자락을 힘겹게 잡고 따라가고 있다. 덩달아 쌍둥이들도 비슷한 회차로 타고 있다. 사실 쌍둥이는 더 타야 하지만, 부모의 여력이 힘들다.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아이스하키라는 개미지옥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