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과 중소기업

by 빌리언스

좋은 장소, 좋은 뷰를 보러 놀러간 날에는 1장의

인스타 스토리를 남기곤 합니다. 그럴때마다

어려서부터 알고지낸 동생의 DM이 오곤합니다.

이번엔 푸른 강을 In front of에 두고 Background에 초록파릇한 산을 낀 근사한 카페에 들렸고 역시나 동생의 메시지가 도달합니다. “나빼고 어디야”


이 동생은 저랑 나이치도 꽤 나기에 그냥 귀엽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같이 밥을 먹는데, 대학교를 그만두고 회계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워낙 개성있고 다양한 진로를 탐방했던 이력이 있다지만 이번엔 적잖이 놀라웠습니다. 부사관 학교를 다니다가 적성에 안맞아 퇴학하고 군전역을 했습니다. 그 뒤로는 항공정비과를 들어가서 잘 다니고 있는 줄 알았는데 조금은 빡센 선택을 했더군요.

저도 전문직 시험을 준비해본 적 없지만 상경쪽에서 난이도가 꽤나 있다는 경제 공부를 1년여 정도 도서관에 죽박혀 빡세게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하루에 9간 집중해서 적어도 2-4년은 해야만 붙는 시험임을 알려주고 주변에서 소싯적에 공부좀 했다는 친구들도 1차는 합격해도, 2차(논술형)에서 포기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는 얘기를 해줬습니다.

이미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에서 후기들을 찾아봤는지 그저 끄덕이며 맛잇는 샐러드를 앙하고 먹더군요. 사실 이 동생의 과거 생활습관, 성향 같은 것을 잘 아는 편이기에 너무 리스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과에서 문과의 상경학을 처음 배우는 점,

게임과 핸드폰을 손에 못놓는 점,

공부를 상위권 이상으로 득점해본 경험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공부쪽에 날고 기는 친구들도 힘들어하는 시험에 2-3년을 투자하는 것은 아까워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은 쓴약이 될 수도 있고 정말로 개과천선해서 라이센스를 획득할 수도 있으니 이러한 생각들은 제 입으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 동생이 회계사라는 직업을 선택한데는 보여지는 연봉과 이미지였을 겁니다. 물론 선망받는 직업이고 노력의 산물로 결과값을 내는 라이센스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공부랑은 별로 친하지 않은데 친해지려면 갖가지 포기와 노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포기하고 노력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이 정도 어려운 시험은 타고난 재능과 학습능력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수입거래가 급증한 업체 이사님이 지점에 방문하여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동남아에서 가방을 싸게 들여와 국내에서 마진 장사를 하는 가다구인데, 장사가 잘되는지 최근에 외환거래가 늘었습니다. 인사말로 요즘 판매가 잘되는지 물었습니다. 이사님은 장사가 갑자기 잘되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연봉도 3000중후반대를 쳐준다니 왠만한 중견기업 삐까칩디다. 이유를 물었더니, 차가 없이는 다니기 힘들고 주변에 논밭만 있는 작은 규모이기에 뽀대가 나지않아 젊은이들이 안오는 것이더군요.


​자본주의에서의 일반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풋과 아웃풋을 잘 견주는게 중요합니다. 내가 X라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면 결과값은 -x, x, 2x, 10x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가 가진 것을 활용해서 장기로 갈지라도 결국엔 10X로 가는 길을 택해야하는 것이죠. 위 업체처럼 소규모에 멋져보이지 근로환경은 갖추지 못한 기업이지만 꾸준히 성장할 수 있고 미래가 확실히 보였다면 투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젊은이들이 부족하기에 그것을 감수하고 꾸준히 출퇴근만 해도 예쁨을 받을 수 있고 거기서 욕심을 내서 내 업체다. 라고 생각하고 시키는 일은 기본이고

시키지않은 일까지 척척해내가면 꾸준히 평판이 쌓일 것이고 그 산업군 짬바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먼 미래에는 회사를 이끌 핵심멤바로 활약할 수도 있고 여기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로 본인의 사업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요. 모든 사람은 돈잘벌고 가다구가 나는 직업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직업의 공급은 한정되있기에 내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서 다른 가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합니다. 어릴적부터 공부하고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전문직하리는 소리만 들어오니 그 길만 보이는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점을 비틀어보면 다양한 성공의 갈래길이 있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전 동생의 길을 응원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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