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판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마무리한 위탁판매 경험

by 뚜벅맘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뒤로 일주일 정도는 거의 유튜브만 봤다. ‘집에서 돈 벌기’, ‘컴퓨터로 돈 벌기’, ‘부업’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영상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평소에는 유튜브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이었는데 그 일주일만큼은 시간이 날 때마다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아이들이 옆에서 놀고 있을 때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밤에 불을 끄고 누운 뒤에도 이어폰을 꽂고 영상을 봤다.


위탁판매, 블로그, 유튜브, 그림 그리는 알바, 목소리 알바, 앱테크까지.

알고리즘은 "너 말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이 일을 하고 있어!"라는 듯, 돈 버는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추천해 줬다.


‘재고 없이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 있다더라.’

이전에 얼핏 듣기만 했던 위탁판매라는 개념도 그때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티스토리 블로그가 돈이 된다더라.’

언젠가 들어봤지만 흘렸던 수익형블로그도 어떤 구조로 수익이 발생하는지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를 때 나름의 기준도 세웠다.

단기간 고수익을 내세우는 의심스러운 일은 제외한다.

초기 자본이 전혀 들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처음엔 수익이 적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노력한 만큼 우상향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 기준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이 위탁판매였다. 재고를 쌓아둘 필요도 없고 상품이 팔리면 발주를 넣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일단 도전해 보기로 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판매를 병행하며 위탁판매를 시작했다. 1만 원 전후의 저렴한 상품 하나를 팔면 남는 마진은 2천 원 남짓이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팔린다’는 경험 자체가 신기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1년 가까이 해봤지만 결과는 애매했다. 제대로 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하고 분석도 하고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데 겁 많고 걱정 많은 성격 탓에 그러지 못했던 거다.


위탁판매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늘 불안한 마음이었다. 고객이 상품에 대해 자세한 질문을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항상 따라다녔다. 내가 직접 써본 물건이 아니고 실물을 본 적도 없는 상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위탁판매를 준비하며 읽었던 책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고객의 문의 전화는 받지 않는다.’

즉각 응대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판매업체에 확인한 뒤 답변하기 위해 시간을 벌자는 조언이었다. 무슨 뜻인지는 충분히 알겠는데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했다.


내가 사용해 본 적도 없는 상품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 걸렸다. 그래서인지 운영 방식도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해 갔다. 상품 업로드하는 일도 줄어들었고 당연히 수익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악의 일이 벌어졌다.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던 상품으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당한 것이다. 도매 사이트에 올라와 있던 상품 설명과 키워드를 그대로 사용했을 뿐인데 책임은 고스란히 판매자인 내 몫이었다.


결국 합의금을 지불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위탁판매는 적어도 나 같은 성격의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라는 걸.


도전해본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주문 버튼만 눌러보던 소비자였던 내가 온라인에서 상품이 어떻게 등록되고, 어떻게 판매되고, 어떤 구조로 돈이 오가는지 전체 흐름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싼 수업료를 냈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분명히 있었다.


다만 이 경험을 계기로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 있게 오래 해나갈 수 있는 일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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