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짜증

by 배붕

첫째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학교에 입학했다.

남편은 2/20에 짐을 빼겠다고 변호사에게 이야기했으나, 짐을 1도 가져가지 않았다.

부동산에 계약 전에 짐을 뺀 상태로 두겠다고 3월부터는 비밀번호를 받아서 다음 세입자를 구해도 상관없다고 했으나 남편의 짐이 빠지지 않자 짜증이 난다.

원래 나의 이사일정은 2월 24일 계획대로 진행을 했으나 짐이 일부 섞여 오는 바람에 그 짐을 다시 가져다 놔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당해야 하고, 집에 혼재되어 있던 남편의 짐도 또 정리를 해야 한다.

이런 모든 수고스러움을 내가 왜 그 사람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건지 너무 짜증이 났다.

법적인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수고스럽고, 아이들 입학에 졸업에 신경 써야 할게 산더미인데 뭔가 일이 추가가 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났다.


하필 임시조치연장이 3월 5일 까지라 이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만료되는 일정 2주 전까지 나는 나의 정신과 진단서/ 가정폭력상담소/ 아이들 모래놀이 치료/ 남편의 블로그 일기 분석내용/ 이혼조정신청서에 대한 남편의 답변서에 대한 분석/ 자료를 준비해서 변호사에게 전달해야 했다.

겉으로 보이기는 나는 씩씩하고 잘 이겨내고 지내는 것 같아 보일 테지만 나는 아직 그와 마주할 자신이 없다. 임시조치결정 연장이 어려울 수도 있을 수 있다는 변호사 말에 괜찮다고 다독이면서도 그동안 정말 불안했다. 무차별적으로 연락이 올 것 같았고 아이들과 나에게 접근할까 봐 하루가 두렵고 불안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자료들을 모아서 변호사에게 전달했고 임시조치결정이 만료되는 날 하루뒤인 오늘 변호사에게 임시조치결정 연장조치가 5월 5일까지 되었다고 전달받는 순간 정말로 나는 안도했다.


남편이 저지른 일에 대한 큰 사건을 견뎌내는 것. 법적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이렇게나 버거운데 거이에 남편의 짐까지 정리해야 한다니... 정말이지 이건 짜증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다. 그런 와중에 부동산 아저씨는 내가 몇 번이나 나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으나 남편한테 연락해서 집 봐도 되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남편은 자기 짐이나 빼고 정리하지는 비번을 알려주고 보라고 했다고 한다. 집을 보러 왔는데 짐이 아직 정리도 안되고 엉망인 상태인걸 보고 부동산아저씨가 전화가 왔다. 이사일정에 문제가 생긴 거냐면서,

하.....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도대체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인 건지..

본인이 빼기로 한날 짐도 안 빼고 뭐 하자는 건지. 내가 또 그럼 짐정리를 해야 하는 건지 하나부터 열까지 여전히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작가의 이전글18.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