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빛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

축하는 결국, 나를 위한 일

by yonseul

제인 오스틴 · 『오만과 편견』(민음사)

82쪽,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대화에서 마음이 멈췄다.


“그렇게 약점이 전무한 사람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제 평생의 과제가 있다면, 머리가 좋다는 걸 과시하다 웃음거리가 되는 약점만은 피해야겠다는 것입니다.” — 다아시
“허영이나 오만 같은 것 말씀이군요.” — 엘리자베스


‘허영’과 ‘오만’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져 찾아보았다.


허영
: 자기 분수에 넘치고 실속 없이 겉모습뿐인 영화(榮華), 혹은 필요 이상의 겉치레.

오만
: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
— 건방지다: 잘난 체하거나 남을 낮추어 보듯 행동함.
— 거만하다: 잘난 체하며 남을 업신여김.


그동안 나는 ‘자기 자랑 = 오만’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오만하다’는 말 속에는 남을 낮추어 보는 태도가 들어 있다.
단순히 자기 자랑만으로는 오만이라 부를 수 없다.


또한, 단순한 자기 자랑이 ‘잘난 척’도 아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잘난 척’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능력이나 외모가 뛰어난 것처럼 꾸며내는 행동이다.


결국, 단순한 자기 자랑은 오만도, 잘난 척도 아니다.
그저 삶의 기쁜 순간을 표현하는 방식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혹시,
누군가의 성취를 축하하기보다 ‘잘난 척’ 혹은 ‘오만’으로 치부해온 건 아닐까.


나 역시 그랬고, 또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자랑하는 이를 향해 축하를 건네는 것, 그것도 하나의 미덕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기꺼이 축하하지 못하는 걸까.
다섯 가지 이유를 떠올려본다.


1.비교와 위협감
타인의 성취가 자신의 부족함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질 때,
축하보다 방어심리가 먼저 올라온다.


2.인정의 어려움
축하는 곧 상대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곧 자신이 뒤처졌음을 확인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3.감정 표현의 미숙함
칭찬이나 축하를 주고받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면,
마음은 있어도 표현이 어색해진다.


4.관계 속의 경쟁 구도
특히 같은 분야,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이에서는
축하보다 경쟁심이 앞설 수 있다.


5.무심함 또는 관심 부족
단순히 그 성취를 크게 의미 있게 여기지 않을 수 있다.
축하에 에너지를 쓰지 않는 성향이다.


나도 때때로 열등감과 조급함을 느낀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태도다.


그리고 적절한 순간, 마음 깊이 진심을 담아 축하할 수 있다면
그 축하는 상대의 자존감을 높이고,
서로를 더 깊이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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