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이 너무너무 복잡해

몇 평이나 된다고 복잡해?

by 수다쟁이

요즘의 나는 죽음이 두렵다.

노화도 두렵다.


대학생 때, 내 친구들은 입버릇처럼 서른이 되면 죽을 거라고 말을 하고는 했다.

이유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녀들만의 논리가 있긴 했었다.

그러면서 "어차피 서른 되면 죽을 건데 뭐"라는 말을 자주 하였는데 당시의 나는 그 말이 딱히 공감 가지는 않았지만 그 옆에서 같이 깔깔 웃고는 했었다.


스물아홉쯤 인생에서 사람도 잃고 기력도 잃은 나를 붙잡고 그녀들 중 한 명은 나보다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슬퍼하다 지쳐 잠들었고, 나머지 한 명은 나를 붙잡고 왜 울지도 않냐며 걱정을 했다. 비식비식 웃으며 "예전에는 너네가 왜 그렇게 죽겠다고 하는지 몰랐는데 이젠 좀 알겠다"라고 말하는 내 옆에서 그녀가 말했다.


"우리가 서른 되면 죽겠다는 건 다 거짓말이야. 우린 그냥 그렇게 계속 살 거야. 너도 앞으로 계속 살 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다들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남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내가 정말 소중하지만 동시에 소중하지 않게 되었다.

나를 보살필 줄 알고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노력도 하고 산다. 하지만 말이다 어느 날 한 순간 무슨 일 이 생겨서 나라는 존재가 사라져도 괜찮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나는 계속 가정을 이루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당장 부모님이 계시지만 먼 훗날 그들이 내 곁에 없는 순간이 오면 내가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고, 더 이상 나라는 사람을 그리워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진다면, 나라는 사람은 말 그대로 존재의 소멸로 끝인 그런 사람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난 나를 소중하게 여긴다. 스스로의 모습을 제법 좋아하기까지 한다. 나는 제법 애쓰며 멋있게 자랐다는 자긍심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포기하지 못할 정도로 무거운 존재가 이 지구상에 또 존재하기를 바라는 건지 나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동갑내기인 엄마와 고모와 앉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런 복잡한 마음을 다 설명하진 못한 채 내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나는 내가 그렇게 소중하지 않아"였고 두 여자는 기함을 하며 네가 아직 어려서 그런다라는 말을 했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사랑할 때 의미가 있다지만 나는 자꾸만 타인을 통해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걸 지도 모르겠다.


주변을 둘러보면 참 무던하게 잘 사는 사람들이 많다. 같이 운동을 하는 헬스트레이너는 자기는 누구보다 행복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빅맥하나만 먹어도 행복한데요, 전.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어요." 그런 말을 하는 그가 참 부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요 작은 머리통 안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 나의 빅맥은 행복과 동시에 죄의식이 따라오는 것과 같다.


오늘도 나는 꿈속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고 엉엉 울다가 잠에 서 깨어났다. 어쩌면 삶은 나에게 예행연습을 시키고 싶은 걸까?라는 생각마저 들며 나의 편안한 숙면도 방해하는 외로움이 싫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크지도 않은 뇌용량 속에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다니.. 내 머릿속은 실평수가 잘 빠졌잖아?


복잡해잉.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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