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리 Dec 23. 2021

아픈손가락, 나의 첫째, 나의 별이_(1)

안정애착에 실패한 우리의 관계는 여전히 회복 중



별이와 나의 애착관계는 불안정하다.


우리집 첫째 별이는 21년 12월 현재 43개월이다. 해가 바뀌면 곧 한국나이로 5세가 된다. 갓 태어나 그 작고 작던 네가 언제 이렇게 컸는지, 아기티를 벗고 어린이가 된 너의 모습을 볼 때마다 새삼 신기하다. 나와 별이의 애착관계는 안정적이지 않다. "우리 애는 엄마 껌딱찌에요. 너무 힘들어요."하는 푸념이 부럽다. 그렇다. 별이와 나의 애착관계는 훼손되었고, 불안정하다.



첫 번째 이유 : 엄마와의 분리 경험

별이가 17개월 무렵, 나는 둘째 달이를 임신 중이었고 조산기 때문에 대학병원에 3개월 간 입원했다. 갑작스런 장기입원으로 별이는 말 그대로 엄마와 생이별. 대학병원이어서 영아의 면회가 제한되어 입원기간동안 별이를 볼 수 없었다. 옆에서 살 부비며 함께 자지 못하는 엄마, 같이 놀이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실망감이 컸으리라. 입원기간동안 남편이 주로 별이를 돌보았다. 입원 전에는 "아빠" 소리도 제대로 못하던 별이가 어느새 아빠껌딱지가 되었다. 3개월의 입원을 끝내고 36주차 만삭의 몸으로 집에 간 날, 별이는 나를 보자마자 "저리 가!"라며 오열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던 그 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두 번째 이유 : 별이와의 관계 회복 지연

동생이 태어난 후 별이에게 충분한 돌봄을 하지 못했다. 36주차에 퇴원한 후, 남편과 나 별이 세 가족은 오랫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주 뒤인 38주에 둘째 달이가 태어났다. 별이가 갓 20개월 되었을 무렵 동생이 태어난 것이다. 둘째 달이는 별이와 달리 유독 예민한 아이였다. 23개월인 지금도 꽤나 예민하다. 달이의 울음은 유독 크고 거셌다. 친정엄마와 친정아빠도 자꾸 우는 둘째를 돌보기 벅차했다. 그리하여 결국 예민보스 둘째 달이는 내가 주로 돌보고, 첫째 별이는 친정부모님이 함께 돌보는 방식으로 귀결. 이미 나와 장기간 분리 경험이 있던 별이는 엄마의 관심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더라도 특별히 나를 찾지 않았다. 마음으로는 별이의 돌봄에 내가 더 참여해야 함을 알면서도, 신생아 육아에 지쳐 좀비처럼 하루하루 버텨냈다.




둘째가 태어나고 돌무렵이 되자 나와 별이의 불안정한 애착 관계가 비로소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로서 낙제점을 받은 기분이었다. 후회는 과거를 향하고,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별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