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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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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뚜아니 Aug 09. 2021

(끄적끄적) 화장실 솔질을 빡빡...

스트레스도 빡빡...

돌고돌아 월요일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밤 일요일 밤의 아쉬움을 부여잡고 유튜부를 보다보니 늦잠을 자게 되었다.

일곱시에 맞춰 일어나서 기계적으로 씻고 옷입고

씨리얼을 말아먹고 아니... 마시고 출근을 한다.


가방에 든것도 없는데 발걸음이 왤케 무거운지 모르겠다.

발걸음도 무겁고 눈꺼풀도 무겁도 인생이 무겁다.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벌써 어깨가 무겁다.


걸어서 10분거리에 위치한 회사는 가깝지만

요즘같은 날씨에는 5분 이상만 걸으면 땀이 삐질삐질 난다.

땀이 등을 적시고 홍수가 날때쯤이면 회사에 도착하게 된다.

로비에 들어서자 시원함에 눈꺼풀이 살짝이나 가벼워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늘도 불구덩이 속으로 빠져든다.

상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선풍기를 틀고

명상을 한다.


'오늘도 부디 무사히 지나가기를...'

'오늘 점심은 뭐가 나올까?'

'왜 잠이 안깨지?'

'아침부터 커피마시면 몸에 안좋다는데...'

'아...졸리다.'


혼잣말을 궁시렁궁시렁 하면서 인터넷 서핑을 한다.

하나둘씩 동료들이 출근하고 9시 땡

사내방송을 시작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10시까지 이래저래 가볍게 일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저 멀리 상사의 호출에 나의 하루가 잘못됬음을 감지한다.

혹시가 역시나다.


결재를 올린 보고서가 떡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와 상사 사이에 덩그러니 보고서...

옆에 고이 앉아서 뭐가 잘못되었고 수정해야되고 다시 써야함을 듣는다.


넵넵넵넵넵넵넵을 외치며 빨리 벗어나려한다.

몇분간 얘기를 듣고 자리에 풀썩 앉고 나니 아무생각이 없다.

정신이 번쩍들기보다 회로가 고장난 로봇처럼

아무생각이 나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다가왔지만 배가 고프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다시 보고서를 고쳐야 하는지 막막하다.

뭔가 오해가 있어서 억울하지만 그냥 넘어간다.

괜히 긁어 부스럼이니까 말이다.


기분이 조금 상하지만 억울하면 진급해야지 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회사에 다시 돌아오면서 느낀건 매사에 기대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곳이 바로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생각없이 보고서를 고친다...

이것저것 고치라고 했는데 기억이 안난다.

숫자 바꾸고 단어 바꾸고 표 다시 그리고 그래프 그리니 벌써 오후가 다가버렸다.


저녁먹고 다시 앉아서 수정하다보니 9시가 다되었다.

오늘은 꼭 다이소에서 화장실 솔을 사기로 했었기에 집에 간다.


보고서는 잊고 다이소에서 화장실 솔을 샀다.

군대에서 했던 치약미싱을 떠오르면서 오늘의 스트레스는 청소로 풀기로 했다.

치약을 물에 풀고 새로사온 솔로 박박 화장실 바닥을 문지른다.


긴 솔을 사니 허리도 안아프고 시원하게 밀린다.

오늘 하루 스트레스는는 하수구로 흘려보내리...

빡빡 문지르니 기분도 좋다.

솔 너무 잘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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