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블로거 4년동안 찾아온 세 개의 보상
학생 때부터 팬생활과 여행을 기록했던 5년쯤 된 블로그가 저품질에 걸리면서 블로그를 관둘까-했던 적이 있다. 방문자수를 위해 운영한 것도 아닌데 저품질이라는 확신이 든 이후로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여서 포스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블테기'가 찾아온 것이다. 약 두 달쯤을 그렇게 블테기 속에 하는 둥 마는 둥 포스팅을 쓰다가 과감히, 0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8월부터 운영한 블로그가 어느새 2019년 8월을 앞두고 있다. 약 4년동안 여러 일들이 블로그에 있었다. 진심 어린 응원의 댓글부터 여행 가이드 자료 제작 후 나눔, 덕분에 경험하게 된 여러 서포터즈 활동 등 이 블로그가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할 많은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뜻하지 않게 찾아온 것이 있다면 단연 네이버가 찾아왔을 때가 아닐까.
네이버가 내 블로그를 찾아온 순간은 크게 세 가지였다.
1) 이 달의 블로그 선정
2) 네이버 메인 노출
3) 모바일 뭐하지탭 노출
당연히 임의로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뜻하지 않게 블로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었는데 의외로 세 개의 노출이 내 블로그에 주는 영향은 차이점이 있었다. 그 차이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달의 블로그 선정
이 달의 블로그는 세 가지 노출 중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경험이다. 2019년 5월 31일 국내여행을 주제로 이달의 블로그를 선정했는데 그 안에 내 블로그가 들어간 것이 아닌가. 파워블로거가 없어진 이후로 이 달의 블로그가 생겼을 때 '한 번 해보고 싶긴 하네' 그냥 흘리듯이 생각했던 생각이 현실이 될 줄이야! 직접 다녀온 사람으로써 전달할 수 있는 풍경과 정보에 충실하고자 했던 여행블로그의 방향성이 빛을 발하는 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게다가 함께 선정된 분들의 블로그를 둘러보니 내가 제일 어린 것 같더라. 참으로 쑥쓰럽고 영광이다.
이 달의 블로그에 선정되면 이 달의 블로그 페이지에 내 블로그가 썸네일로 떠 있고 이웃추가를 바로 할 수 있도록 버튼이 생성되어있다. 또한, 이 달의 블로그 뱃지가 프로필에 장식된다.
사실 이 보다 콘텐츠가 네이버 메인 어딘가에 노출되는 것과 가장 명확한 차이점은 이웃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이 달의 블로그 카테고리를 굉장히 많이 들어가본다. 실제로 6월 한 달 간 519명이 여행덕후 윤슬의 블로그를 이웃추가해주셨다. 평소에 월 20명대의 이웃추가가 있었던 것을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이웃 증가인 것이다.
이에 비해 콘텐츠로의 유입이나 순 방문자 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 달의 블로그 페이지에서 바로 이웃추가 버튼을 클릭 후, 블로그 방문까지 하는 유저는 희미하다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 메인 노출
네이버 메인은 한 세 번쯤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메인 노출의 기준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콘텐츠의 퀄리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 굳이 포스팅 안에서 중요순위를 따진다면 글보다는 사진, 글의 양보다는 질인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운 아닐까. 메인 각 영역별로 선별하는 대행사나 담당 부서가 어떤 주제를 택하냐에 따라 많이 갈릴테니.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면 콘텐츠가 대표로 뜨는 것이기 때문에 조회수와 순방문자수가 급증한다. 평소보다 유입 수가 2배 정도 증가되는데, 여기에서 이웃추가나 댓글까지 연결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특히 댓글은 네이버 메인에 노출된다고 무조건 많이 달리는 것은 아니더라. 생각보다 댓글을 남기게 하는 것은 어렵다. 콘텐츠에 엄청난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 여행블로그 4년 동안 알게 된 점이다. 사람들에게 는 타이핑을 하는 것조차도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금이다. 특히 요즘같이 여유롭지 못한 시대에는.
네이버 메인 노출에 콘텐츠 퀄리티가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포스팅에 매번 신경을 써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많은 블로거분들을 존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거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포스팅 한 건을 보는 데에는 몇 초면 끝이지만, 하나를 만들어 발행하는 데에는 1시간은 그냥 기본으로 흘러간다.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은 굉장히 시간 투자가 들어가는 꽤 고민을 해 봐야 할 취미이다.
뭐하지탭 노출
굉장히 신기하고 당황스러웠던 경험이었다. 네이버 모바일 앱이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것은 모두 아실 거라 생각한다. 너무 많이 바껴서 CF까지 했을 정도이니 베타테스터였던 나조차도 적응을 완료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네이버에서 '올려주신 콘텐츠를 5월 7일에 네이버 뭐하지판 메인 화면에 소개하려 합니다'라고 댓글을 남겨주었지만 나는 뭔지 몰랐다. 뭐든 내 콘텐츠를 소개해준다니 감사했지만 정작 나도 내 글을 못 찾아볼 것 같았다.
그리고 D-day. 어지쩌지 찾아 들어간 뭐하지탭에서 내 글을 만나볼 수 있었다. 처음 뜬 영역이기에 굉장히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콘텐츠 소개 방식도 독특하고 네이버 모바일 앱이 정식 리뉴얼 오픈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길 알고 올지, 얼마나 유입될지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콘텐츠 조회수는 평소보다 약 3배가 뛰었다. 네이버 메인보다도 효과가 괜찮네?
게다가 네이버 메인 노출 시, 하루가 지나면 바로 비노출되지 않고 점점 하단으로 내려가는 것처럼 뭐하지탭도 하단노출되기 때문에 며칠 간 이로 인한 유입을 얻을 수 있다.
또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면 '어제 많이 본 인기 콘텐츠' 안에도 들어 유입에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때 제 까눌레 컨텐츠 봐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이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몇 시간씩 투자해서 블로거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건데 가끔 이런 보상쯤은 기록을 해둬야하지 않나.
그리고 나는 나름 여러 채널을 운영하는 업무를 해온 사람 아닌가. 채널 운영자로써 이런 인사이트를 얻으려면 직접 경험하는 수 밖에 없는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이니까. 귀한 인사이트를 그냥 노출될 때마다 '우와!'하고 지나보내기에는 너무 무책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