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벅이는 윤슬 Dec 19. 2019

인생의 목표를 이루러 가요!

유럽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제가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것이 인생 목표 같은 거였는데요. 이번 주에 보러 가요! 그래서 되게 설레고 그렇습니다."

팀장님도 아니고 부서장님도 아니고 무려 본부장님과의 면담에서의 대화였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하게 하는 편하지는 않은 면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담에서 내가 선택한 주제는 인생 목표 실현을 자랑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나는 큰 사건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약 5년 전, 일본 오사카에서 우연히 크리스마스 마켓을 본 적이 있다. 11월 말에 갔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하지만, 당시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풍경이라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알록달록 조명들과 반짝이는 나무들, 나무로 지어진 작은 마켓마다 판매하는 다양한 소품들. 그때 아무것도 안 샀는데 도대체 왜 안 산 것인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 간다. (바보. 멍청이. 그 풍경을 보고도 돈을 아끼다니)

그때부터였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맞이하기'라는 인생 목표를 안고 가게 된 시작점은. 굉장히 머얼-리 바라봐야 하는 장기적인 목표라고 생각했다. 그냥 유럽 가는 것도 시간 내랴- 돈 모으랴- 쉽지 않은데 심지어 크리스마스에 맞춰 가야 하니. '이건 정말 나이 앞자리가 바뀌고 가더라도 인정해줘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언제나 나의 여행이 그렇듯 덜컥 꽂혀 1년 전에 크리스마스 시즌 항공권들이 열리자마자 구입했고 갑자기 인생 목표가 대뜸 가까워진 것이다. 사실 가까워진 것이라고 느낀지도 한 달쯤 밖에 안됐다. 1년 전에 항공권을 끊어봐야 얼마나 여행이 실감 나겠는가. '가긴 하는 건가?' 딱 그 느낌이다. 그냥 돈만 나가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12월 19일. 웹 체크인이 가능할 만큼 출국날이 코앞이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구입해야 할 준비물들을 체크하고 있고 대강 세워둔 일정 관련해서 체크해둘 사항은 없는지 확인하는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유럽을 혼자 가는 거라 그 책임감이 더욱더 막중해졌다. 거의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가는 수준인데?


이 글은 2019년의 마지막 브런치 글이겠지만, 2020년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기도 하다. 여행을 다녀와 2020년이 되면 차차 브런치에 여행기를 쓸 예정이다. 어떤 에피소드와 감정들이 써질까?기분 좋은 여행기들을 쓸 수 있었으면. 그런 의미에서...

소매치기 제발 안 만나게 해 주세요.

날씨 요정이 제 옆에 찰싹 붙어있게 해 주세요.

비행기 문제 생기지 않게 해 주세요.

아무 문제없게 해 주세요!




*매주 월/목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유럽여행으로 인해 1월 첫주까지는 잠시 제 브런치가 게으름을 피울 예정이오니 양해부탁드립니다^^

1월 둘째주에 여행기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네이버 메인/뭐하지탭/이달의 블로그를 경험한 후의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