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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바다만의 멋을 따라

해파랑길 트레킹 여행

by 뚜벅이는 윤슬 Jan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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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여행하면 으레 첨성대 · 동궁과 월지 · 국립경주박물관 등이 모여 있는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중심으로 코스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경주는 모두가 인정하는 역사의 도시이니 이를 중심으로 여행이 이루어지는 건 당연함에 가깝다. 

다만, 그게 경주의 전부는 아니다. 긴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는 또 하나의 깊고 거대한 보물이 있다.

 



감포항남방파제등대

경주 시내를 중심으로 여행할 때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경주 또한 바다를 갖고 있다. 옆구리에 푸른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다. 바다가 다른 지역의 바다와 손을 잡고 있듯, 경주의 해안 도로 또한 다른 지역과 연결되어 있는데 그 길을 ‘해파랑길’이라 부른다. 경주에는 정자항부터 양포항까지 10 ~ 12코스가 있다.

그중 11코스의 일부인 전촌항부터 감포항까지 걸어봤다.


트레킹의 시작은 전촌항이었다. 두 개의 등대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항구의 모습은 나만 아는 보물섬 같다. 어떤 여행객도 보이지 않는 항구에서 들리는 소리는 파도 소리뿐이다. 하얗고 빨간 등대들도 전촌항에 처음 온 여행자가 경주 바닷소리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듯 곧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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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촌항

차분한 전촌항 일대 마을이 보기 좋아 잠시 마을 안을 들여다봤다. 절정에 달한 가을답게 논의 채도도 절정에 달했다. 빼곡하게 논을 채운 벼가 만든 황금빛 땅은 걷는 여행의 재미를 일깨워 준다. 느려서 더 많은 걸 보고 얻을 수 있는 여행. 목표한 감포항까지 걸을 의지가 생기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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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읍 전촌리

선명한 수평선을 따라, 줄지어 있는 가정집과 가게들을 지나 걷다 보면 어느새 ‘감포항’에 도착한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건 2021년 12월, 해양수산부에서 <이달의 등대>로 선정됐던 ‘감포항 남방파제 등대’다. 경주에 있는 국보 감은사지 삼층석탑 모양대로 등대 몸이 뚫려 단순한 등대보다는 예술 작품으로 느껴지는 등대다. 등대마저 ‘경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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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말등대

감포항 남방파제 등대 건너편에는 ‘송대말 등대’가 있다. 현재는 등대 역할 대신에 동해안의 일출 명소를 담당하고 있는 등대로, ‘송대말’은 소나무 군락지의 끝자락을 뜻한다. 이름답게 등대 주변에는 소나무가 가득하다. 해안절벽과 소나무, 울퉁불퉁 암초들과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의 조합은 절경이다. 해파랑길 11코스의 끝 지점을 맡고 있는 만큼 큰 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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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해파랑길을 걸으며 마주한 풍경들은 도시 중심의 유적지들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고요한 항구와 물고기 말리는 풍경, 그리고 소나무로 둘러싸인 등대가 있는 해안길은 경주가 지닌 깊은 아름다움의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걸음을 내디딜 때 비로소 만나게 되는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은 밝고 맑고 눈부시다. 




* 본 내용은 <경주로ON> 애플리케이션에 기고한 콘텐츠입니다.

* Photo by. 뚜벅이는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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