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벅이는 윤슬 Nov 21. 2019

여행을 대하는 태도

어느 날 오전이 준 자기성찰의 시간

여느 때와 다름없이 1시간반짜리 출근길에 올랐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출근길이다보니 이제는 그 시간을 어떻게해야 의미있게 쓸 수 있는지 터득한 상태다.(물론 그래도 힘들다.) 오늘은 책을 꺼내들었다. 왜 책을 안 내시지? 궁금했을 정도로 좋아했던 여행크리에이터께서 책을 드디어 내주셨고 그 결과물을 처음으로 읽는 날이 바로 오늘 출근길이었다. 책 내용은 아직 다 읽지 못해서 명확히 할 수는 없지만 읽은 데까지로 한정하면 '여행에세이'다. 아프리카의 곳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로 이전에 읽어왔던 여행에세이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유독 마음이 와닿는 이유는 뭘까? 작가님은 밤낮없이 일을 하고 그렇게 번 돈의 90%를 모아 아프리카를 여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책 전체로 보면 서론에 불과한 이야기가 뭉클하면서도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여행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쩐지 편치 않은 마음을 안고 회사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했으니 페이스북 좀 볼까. 5년 전 오늘 내가 일본 오사카로 처음 혼자 해외여행을 떠났다는 알림이 와있었다. 이 때 찍은 사진은 참 별로인데 써 놓은 글에서는 고조된 기쁨이 느껴졌다. 되게 좋았나보네. 당시에는 잘 찍었다고 생각해서 올렸을 사진들을 넘겨보다보니 문득 이 때가 그리워졌다. 무슨 용기로 혼자 해외여행을 가겠다며 항공권을 결제했을까. 불안했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막무가내로 여행을 했을까. 5년 전의 내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TV에서 본 아프리카를 실제로 보고 싶다며 절박하게 돈을 벌어 누군가는 위험하다하는 아프리카를 떠난 작가님의 마음과 5년 전 더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보고 싶다며 항공권을 결제한 나의 마음은 아마도 비슷했을거다. 여행을 간절하게 바라봤고 그 만큼 현지에서도 매 순간이 더 큰 감동을 가져왔겠지. 실제로 5년 전의 그 여행 덕분에 나는 지금의 네가 될 수 있었다. 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 중 하나였다. 

요즘의 나의 여행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에 정답은 없으니까. 단지 내가 정말 여행으로 인생을 만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여행이 좋다면 그런 일상을 만들기 위해 간절함을 보여야하는 것은 아닐까- 일종의 자기성찰을 하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럽 하면 젤라토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