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순간이, 최고의 기회였다

by 페테르

하워드 막스가 말한 바닥의 정의

모두가 공포에 질려 힘들어하는 시기는 성공적 투자를 하려는 이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다. 다들 비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뉴스에서는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내용이 가득하기 때문에 어떤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 실제로 시장은 무섭게 하강하며 겁을 먹으라고 강요한다. 내가 고민하고 투자한 종목이 빠르게 하락하면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다. 공포에 질려 부정적이고 비관적이 되기 쉽다. 불안이 마음에 자리 잡고 두려움이 밀려온다. 누구나 저점에 매수하고 고점에 매도하고 싶어하지만, 바닥을 지나는 구간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공포스러운 시간이다.


그러나 마켓 사이클을 살피는 투자자 하워드 막스(Howard Marks)는 바닥을 ‘패닉에 빠진 마지막 보유자가 매도한 날’, 또는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우위에 선 마지막 날’, 다시 말해 가격이 하락하는 마지막 날이며 최악의 순간에 도달한 시점이라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가장 좋은 매수 타이밍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간 중 언젠가 저점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점으로 가는 과정에서 매수하고, 저점 그 순간에도 매수하고, 그 이후에도 매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매수 타이밍이라고 강조한다. 이 시기에 내리는 판단은 머지않은 미래에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낸다.


가장 무서운 순간이, 최고의 기회였다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의 직관을 지나치게 확신하고 신뢰한다. 하지만 빠른 선택은 대개 감정적이고 무의식적이며, '감'이나 '느낌'에 의존한 어림짐작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선택 방식은 복잡한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편견이나 오류에 쉽게 노출되며, 문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실수도 잦아진다. 반면,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직관은 높은 신뢰를 받을 만하다. 수십 년간 환자를 진료해온 의사나, 시장에서 오랜 경험으로 무장한 전문투자자들의 직관은 믿을 만하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서 내리는 직관적 선택은 실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이 약세장에서 내리는 판단은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포에 휩싸였을 때 감정적이고 빠른 선택은 실수 가능성을 높인다. 고통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저점에 매도하거나, 정작 중요한 순간에 판단을 미루어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이 가장 변덕스럽고 괴팍해질 때—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시장을 떠날 때가 오히려 투자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점이다. 약세장이 길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지쳐 시장을 떠나지만,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시장은 모두가 두려움에 굴복해 관심조차 두지 않을 때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물론 확실하고 안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확실한 상황에서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 적절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는 기꺼이 수정해 나가는 것 뿐이다.


바닥은 지나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고, 어떤 일들은 모두 끝난 후에야 확인된다.

코스탈로니의 달걀 그림을 보면, 사야 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 팔아야 할 구간이 달걀 안에서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된다. 자산이 많이 올랐을 때 팔고, 바닥일 때 사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경험하는 시장은 훨씬 더 혼란스럽다. 단순한 그림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은 아주 많이 오르거나, 아주 많이 내리거나, 약간 오르거나, 약간 내린다. 하지만 그 순서도 일정하지 않고, 예측할 수도 없다. 어떤 구간은 장기간 지속되기도 한다.

저점이라 생각했지만 멈추지 않고 더 하락하기도 하고, 고점이라 생각했는데도 계속 오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더라도 맞는 경우는 드물다. 몇 번만 정확히 맞출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이미 가장 부유한 투자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을 것이다. 돈을 걸지 않은 사람은 인센티브가 다르다. 시장은 하락하든 상승하든,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앞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바닥은 지나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고,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 어떤 일들은 모두 끝난 후에야 확인된다.


"상승장은 고통에서 시작하고, 의심 속에 성장하고, 참여자가 많아지며 성숙해지고, 모두가 환호할 때 사라진다." 월가의 명언처럼, 모두가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를 지나고 나면 그때가 저점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2002년 7월, 모든 사람들이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이때는 강세장 직전으로, 매수하기에 환상적인 시기였다. 뮤추얼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2000년 2월에 가장 높았다. 이 시기는 닷컴버블 붕괴 직전으로, 이후 3년간 약세장이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주식을 매도하고 빠져나와야 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였다. 아무도 일부러 저점에 매도하고 고점에 매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탐욕에 이끌려 의도와 다르게 행동하곤 한다. 바닥은 지나고 나서야 확인된다. 그러나 이때의 선택의 차이가 커다란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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