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거짓말

by 페테르

허황된 수익률의 거짓말

워런 버핏의 오랜 친구 찰리 멍거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TV에 나와 ‘연간 300%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판다고 주장한다면, 과연 그 사람이 실제로 연간 30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연간 3배의 수익을 내는 사람이 TV에 나와 책을 판매한다는 것이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투자 세계에서 연 300% 수익을 장기적으로 거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다. 연 300%라는 건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99%다”라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주식 시장은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오르내리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인다. 특히 레버리지 ETF나 단기 급등 종목을 접하다 보면, 몇 퍼센트 수익쯤은 아주 평범하게 느껴지기 쉽다. 주가가 횡보하거나 1~2% 오르는 데에는 무덤덤하면서도, 하루아침에 커다란 수익을 내는 종목을 보면 ‘나도 조금만 노력하면 큰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착각하게 된다.

크게 오르내리는 주식을 싼 가격에 사서 급등할 때 팔겠다는 전략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인지적 착각이자 판단 오류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반복해 성공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눈앞의 신기루를 쫓는다. 이는 분석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반복적으로 접하면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결국 도박과 다를 바 없는 위험한 착각이다.


두 배 수익을 열 번만 반복하면 1000배가 된다

예를 들어보자. 두 배(200%) 수익을 열 번만 반복하면 자산은 1000배(정확히는 1024배)가 된다. 1억 원으로 2배 수익을 10번 내게 되면 자산은 대략 1000억 원이 되고, 여기서 다섯 번만 더 반복하면 3조 원을 넘게 된다. 만약 연 3배(300%) 수익이 매년 가능하다면, 단 10년 만에 1억 원이 5조 9천억 원이 되는 셈이다. 계산해 보면 확인하기가 쉽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사례는 단 하나도 없다.


워런 버핏처럼 수십 년간 복리의 힘을 활용한 투자의 대가조차 연평균 수익률은 20% 남짓이었다. 주식 투자로 자산을 두 배, 세 배, 열 배로 쉽게 불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마치 쇠를 가지고 금방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금술사와 다르지 않다. 그런 수익이 정말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복리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아니면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요즘은 수십 퍼센트의 수익을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유튜브, 책, 강의 수익을 노리고 순진한 투자자들에게 허황된 꿈을 심어주는 행위는 분명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들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거짓말도 점점 진실처럼 들린다는 점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내용을 믿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그 말을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이다. 이 현상을 ‘반복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사람들은 어떤 주장을 반복해서 접할수록 그 내용을 더 친숙하게 느끼고, 결국 진실로 받아들이기 쉽다. 정치인, 권위 있는 기관, 마케팅 전문가들이 이 원리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투자에서 비현실적인 기대는 위험하다. 일정한 수익을 내는 것만큼이나 손실을 피하는 것이 어렵다. 높은 수익률을 낼수록 리스크도 커지며, 시장이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큰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하기 어려워진다. 소수의 천재들에게 가능한 수십%의 수익률은 커다란 광고일 뿐이다. "일주일에 10%" 혹은 "한 달에 10%" 같은 고정된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이며, 이러한 방식의 투자를 맹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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