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의 그림자

엄마의 기억 속 흐릿한 경계

by 디디로그

희주는 엄마의 상태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조현병 약물의 부작용이라면 의사와 상의해야 할 문제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엄마가 먹는 약의 이름을 확인하고 부작용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혼란, 기억력 저하, 불안정한 행동, 방황같은 단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중 일부는 엄마가 겪고 있는 변화와 일치하는 것 같았다.

"진짜 약 때문일까?" 희주는 확신할 수 없었다. 약물의 부작용 일 수도 있지만 엄마의 행동이 단순한 습관인지 아니면 더 심각한 문제인지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엄마의 행동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약물의 부작용이 점점 명확해지면서 희주는 이 문제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밤 희주는 또 다시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었고 이번에는 문을 연 채로 멍하니 서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희주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엄마, 어디 가?" 희주는 조용히 물었다. 엄마는 희주를 바라보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을 망설이던 엄마가 나지막이 말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그 순간, 희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말은 엄마의 혼란과 불안정한 상태를 직감하게 했다. 평소의 엄마는 그런 말을 하지 않으셨다. 희주는 엄마가 겪고 있는 혼란이 더 이상 단순한 행동이 아님을 깨닫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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