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결정의 순간
희주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의사에게 묻지 않으면 안 될 순간이 왔다고 느꼈다. 엄마의 상태가 나빠지고 혼란스러운 행동이 반복되자, 약물의 부작용이 걱정되었지만 의사의 조언을 받아 치료 방법을 조정하기로 결심했다. 의사는 약물 용량을 조금씩 늘려보자고 했고 희주는 그에 따라 약을 주기 시작했다.
며칠 후, 엄마의 상태에 변화가 있었다. 기분이 좋아 보였고, 말수도 늘었다. 희주는 그 변화가 반가운 동시에 불안했다. 이 변화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문제가 생긴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희주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엄마가 침대에서 일어나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구토를 하고 있었다. "엄마, 괜찮아?" 희주는 급히 일어나 달려갔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숙여 구토를 이어갔다. "엄마, 너무 아파?" 희주는 엄마의 등을 토닥이며 안심시키려 했지만, 엄마는 계속해서 어지러워하며 몸을 떨었다. 희주는 급히 엄마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 물을 가져다주려 했지만 엄마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엄마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희주는 불안과 두려움이 섞인 마음으로 119에 전화를 걸어 급히 응급실로 이송했다.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정신과 관련 전문의는 없었다. 의사는 잠시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며, 희주는 엄마의 상태가 더욱 위급해져 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응급실의 한없이 긴 대기 시간이 희주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엄마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고, 희주는 속으로 갈등했다. "왜 아무리 기다려도 정신과 의사는 오지 않는 거지?" 희주는 무력감에 휩싸이며, 의사에게 계속해서 상황을 알리려고 했지만, 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몇 시간 후 정신과 의사가 도착했지만, 이미 엄마의 상태는 많이 악화된 후였다. 의사는 약물의 부작용을 경고하며, 약물의 급격한 증가는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희주는 그 말을 듣고 차가운 땀을 흘리며,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깨달았다. 약물의 용량을 늘리는 것이 엄마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자신이 미웠다. 의사의 말을 들으며, 희주는 무언가를 놓친 기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엄마를 위해 선택한 결정이 이토록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날 밤, 희주는 엄마의 곁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사건은 희주에게 더 큰 경각심과 책임감을 안겨주었고, 엄마의 치료에 대한 부담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