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쓰는 지하철 권법

한 정거장 전의 선택

by 디디로그

처음 말하면 다들 웃는다.

내릴 역이 오기 전에 미리 내려서 다시 탄다고?

하지만 해보면 알게 된다. 이게 은근히 편하다는 걸.


내릴 역이 가까워오면 나는 가끔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다시 타곤 한다.

처음엔 그냥 우연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갇혀 있다가 괜히 미리 내렸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편했던 거다.

내릴 때 눈치 줄 필요도 없고 억지로 어깨 밀며 나갈 일도 없으니까.

그래서 그때부터는 이'내려 타기 권법'이 내 작은 습관이 되었다.


물론 누가 보면 조금 이상할 수 있다.

"뭐지? 왜 내렸다가 또 타?"

하지만 괜찮다. 출퇴근 러시아워에서 살아남기니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도 지하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꼭 앞으로만 달려야 하는 법은 없다.

조금 돌아가도 되고 잠시 멈춰도 괜찮다.

내가 숨을 고르고 마음을 편하게 해야 다시 힘을 내어 거을 수 있다.

남들 눈치 보며 억지로 나아가기보다

돌아가는 길에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 훨씬 낫다.


오늘도 나는 9호선에서 내렸다가 다시 탄다.

누가 보기엔 이상한 행동일지 몰라도 나에겐 이제 작은 권법이다.

대단한 철학은 아니지만 하루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드는 나만의 기술.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결국 내릴 역은 똑같으니까.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하철 내려 타기 권법

명칭: 내려 타기 권법(降下再乘之術)
목적: 출퇴근 러시아워에서 스트레스 최소화
준비물: 내릴 역까지의 시간 계산, 약간의 용기, 주변 시선 무시 능력


기본 동작

1. 관찰: 내릴 역 1~2 정거장 전, 주변 상황 보기 2. 내리기: 안전하게 내려 플랫폼 확보

3. 숨 고르기: 잠깐 쉬면서 마음 편하게 4. 다시 타기: 다음 열차 타고 원래 내릴 역까지 이동

** 주의: 시선 신경 X, 발걸음과 호흡 자연스럽게


응용: 한 정거장 더 내려 다시 타기 가능, 붐비는 모든 교통에서 활용


결론
내려 타기 권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잠시 돌아가 숨 고르기, 작은 삶의 기술이다.
조금 돌아가도 결국 내릴 역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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