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의 설렘 스크린 앞에서

내가 만든 장면

by 디디로그

"잠깐! 이거... 내가 만든 광고잖아?"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화면을 바라보다가 멈춰 섰다.

순간 심장이 살짝 뛰었다.

사람들은 이어폰 속 음악에 몰두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며 각자의 화면 속에 빠져 있지만

나는 화면 속 나의 손길을 발견했다.


색감, 카피, 장면 하나하나 우리 팀이 몇 달간 쏟아낸 결과물이었다.

단순한 광고지만 나에게는 나를 증명하는 작은 증거였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을 보며 나만의 세계로 빠졌다.

"저 때 진짜 말도 안 됐었는데...."

10초 남짓한 범퍼광고지만 그때의 팀원들과의 고민이 다시 느껴졌다.

짧은 화면 속에서도 지나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도 내가 만든 이야기가 잠깐 살아 움직였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영상이겠지만

나에게는 땀과 성취가 담긴 순간이었다.


광고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내 손끝에서 나온 작업물이 스크린 속에서 플레이되는 모습을 보는 게 신기했다.

멈춰있는 작업물과 달리 이렇게 플레이될 때 훨씬 임택트가 있다.

살아 움직이는 느낌.


지하철 문이 닫히고 칸은 다시 움직여도

그 짧은 순간만큼은 내 안에서 오래 남았다.

내가 만든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를 흘러가는 걸 보는 설렘과 자부심.


그리고 문득

우리가 쏟은 노력과 시간은

보이는 곳이든, 스쳐 지나가는 곳이든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스친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계속 만들어 나갈 이유가 된다.




지하철 TMI

지하철 광고비는 생각보다 꽤 폭이 넓다.

같은 광고라도 시간대, 위치, 열차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예를 들어 출퇴근 러시아워 승강장 광고는 한밤중 광고보다 훨씬 비싸다.


승객의 시선과 동선 그리고 시간까지 계산된 과학적 전략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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