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안아줘

'내 딸이 많이 힘들었구나'

by LYR

3월 어느 일요일,

아들이 서울시 대표 선벌전이 있어서 새벽부터 서울체고를 갔다.

회사 이사가 있던 남편도 우리를 배웅하고 아침에 출근했다.


긴장한 아들을 위해 옆에서 챙겨주고 응원해 주며 정신없이 대회를 끝냈다.

아들은 서울시 대표로 선발되지 못해 무척 아쉬워했다.

6학년 형들과 같이 뛴 경기고 기록이 괜찮다며 위로하고

기록을 얼마나 더 당겨야 하는지를 얘기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짐정리만 간단히 하고 잠깐 쉬고 있었다.


그때 학원에 가있을 딸이 갑자기 돌아왔다.

"왜 이렇게 일찍 끝났어"?라고 물어보기도 전에

가방을 멘 채 아이는 소파에 누워 엉엉 울었다.


너무 놀라 아이가 우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울음소리와 함께 "다리가 너무 아팠어"

집에 왔고 엄마를 본 순간 안도감에 울음이 터졌던 것이다.


아차 했다. 오전에 전화도 왜 안 했을까?

대회 나가더라도 아침 챙겨 먹으라고 딸아이한테 늘 전화를 했었는데,

이 시간이 될 때까지 아이 생각을 왜 안 했을까?

미안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 아빠가 없어서 학원도 혼자 가고

통증 때문에 진통제 2개를 먹고 하나를 더 먹어서 인지

어지럽고 구토가 나서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학원에서 집까지 오는 동안 주저앉고 싶은걸 겨우 겨우 참아내고 왔단다.


"전화하지 그랬어."

"엄마는 대회 갔고 아빠는 바빠서 못 올 것 같았어."

"아니야. 네가 그렇게 아프면 엄마, 아빠가 어떻게든 너한테 갈 거야"

아이를 위로했지만 미안했다. 펑펑 울고 있는 딸이 너무 안쓰러웠다.

이렇게 갑자기 아플 줄이야.

지방도 아니고 서울에서 12시면 끝나는 대회라 그 사이에 일이 생길 거라 생각도 못했다.




며칠 후 지쳐 집에 들어온 아이가 보자마자 말했다.

"엄마 안아줘~"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오늘 하루 많이 아팠는데, 이겨 내느라 정말 힘들어"

"집에 올까 했는데 이 정도는 견뎌야 히지하고 엄마라 말할 것 같아서"

약해지면 안 된다고, 이겨내야 한다고 늘 말한 게 맞는 건가? 혼란스러웠다.


"고생했어. 사랑하는 내 딸"

아이의 등을 토닥이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좀처럼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가 아니었다.

엄마가 좀 안아보자 하면 싫다고 대신 동생 안아주라고 피하는 딸이었다.

아기였을 때도 늘 바쁘고 지쳐있는 엄마한테 업어달라, 안아달라 말한 적이 없어 더 안아주고 싶었다.

그런 내 딸이 먼저 안아달라고 하다니.

언제 딸아이를 이렇게 꼬옥 안아봤던가.



이번 주 토요일에는 춘천으로 대회를 간다.

새벽 6시에는 대회장에 도착해야 해서 금요일 저녁에 출발한다.

딸아이를 위해 아빠는 집에 있고 아들과 둘이만 갈까 고민이다.


밤운전, 새벽 기상이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해야지.

오늘부터 대회준비를 해야겠다. 마음의 준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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