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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R Nov 18. 2024

롯데월드에 갈 수 있어 다행이야

아이의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폭풍 같던 9월이 지나고

조용히 중간고사를 마친 딸.


중간고사 기간 학교도 학원도 조용했다.

시험기간 이동수업도 없고 오전에 빨리 집으로 온 게

딸의 다리가 나아진 이유 같았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2주 후 체험학습 가는 날.


다리가 1도 안 아프다고 체험 학습을 가겠다고 했다.


수학여행 대신 가는 체험학습이라

모든 아이들이 간단다.

이런 데를 빠지면 추억도 없을까 걱정했는데

체험학습을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은 했다.


마스카라에 볼터치까지 꼼꼼하게 화장을 하는 딸이 귀엽다.

화장은 나보다 더 잘한다.

꾸미고 싶고, 얼마나 친구들이랑 수다도 떨고 싶었을까?

마음껏 꾸밀 수 있게 지켜봤다.


롯데월드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다고 했다.


집에서 나가 총 1시간 30분을 가야 롯데월드 매표소까지 갈 수 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롯데월드까지 걷고, 

그리고 넓은 롯데월드에서 하루종일 걸을 걸 생각하면

걱정이 앞섰다.


못 가게 했어야 했나?

중간중간 아이를 생각했다.


신나게 놀고 있을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짜 괜찮은 건지, 걱정하까 봐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아님 놀이기구 타는 걸 포기할 수 없어서인지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타고 저녁에 온다고 떼를 썼다.


아빠랑 얘기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둘째를 데리고 8시가 넘어 집에 들어온 나는

먼저 와 있는 딸에게 물었다.


아빠가 데리러 왔고

더 놀다 온다는 친구들과 헤어져 혼자만 집에 왔다고.


더 일찍 오라는데 떼를 쓴 딸이 걱정되서인지

퇴근 시간에 걸려 데리러 가고 데리고 오느라 오래 운전을 한 것 때문인지

남편은 약간 짜증이 얼굴이었다.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갑자기, 희한하게도

집에 오니 다리가 아프기 시작한단다.


진짜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걸까?

아님, 아파도 참고 롯데월드에서 원하는 놀이기구를 타려고 

아픈 것도 잊은 걸까? 숨긴 걸까?


긴장됐던 하루가 지났다.


그래도 오랜만에 놀이기구도 타고

친구들이랑 츄러스와 아이스크림도 먹으며 깔깔댔을

딸아이의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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